6월 정점이후 4개월새 13조 줄어 최고가 대비 6억~8억 하락 거래 공시가-실거래가 역전 단지 속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m²는 이달 6일 13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0월 직전 최고가(20억 원) 대비 6억1000만 원 하락했다. 이 단지 전용 84m² 실거래(직거래 제외) 가격이 15억 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15억 원 밑으로 나온 급급매도 잘 안 팔리고 있다”며 “다주택자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계속 내린다”고 전했다.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거래절벽 속 하락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m²는 이달 3일 25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올해 4월 거래된 같은 면적 신고가(34억2500만 원) 대비 8억4500만 원 하락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m²도 이달 1일 17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25억3000만 원) 대비 7억6000만 원 떨어졌다.
집값이 급락하며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은 단지도 나온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삼익대청 전용 60m²는 지난달 18일 12억20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7억5000만 원) 대비 5억3000만 원 하락했다. 이는 올해 공시가격 12억2400만 원보다 400만 원(0.3%) 낮은 가격이다.
역전 현상이 속출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22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를 연다. 이달 4일에 이은 2차 공청회다. 지난 공청회 때 연구용역을 진행한 조세재정연구원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올해 수준으로 동결 △현실화율 로드맵 개편 1년 연기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2차 공청회 때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보다 더 낮추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세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 수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