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점론’에도 비관론 확산 “글로벌 경기침체 발생” 응답도 77%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시장 전망치보다 낮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미 월가 투자은행은 내년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다소 완화됐다고는 해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고금리가 계속될 것이며 이에 따라 물가는 오르는데 경제는 불황인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월가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는 ‘내년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으면서 물가는 안정되는 ‘골딜록스’ 상황이 온다’는 응답은 0%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발생’ 응답도 77%나 됐다.
또 ‘투자심리가 이례적으로 악화됐다고 보고 투자 대신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은 6.2%로 지난달 조사의 6.3%에 이어 또 6%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1년 4월 ‘닷컴 버블’ 붕괴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투자 대신 현금 보유’라는 응답은 평균 4.9%였다.
최근 연준 관계자들은 공격적 (재정) 긴축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년 최소 5∼5.25%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 인상 중단은 “협상 테이블 밖에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