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단 분리-사거리 검증한 듯 美, B-1B 2대 또 띄워 대북 경고
北 ‘美위협’ ICBM 쏜 다음 날, 美 ‘죽음의 백조’ 한반도 재전개 북한은 19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되는 모습을 공개했다(위쪽 사진). ICBM 발사 대응 차원에서 B-1B 2대와 한국 공군 F-35A 스텔스기 4대,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가 전북 군산시 새만금방조제 상공을 19일 비행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미군 제공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통해 단 분리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능력을 검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북한이 향후 ICBM 종착지로 평가되는 미 본토 ‘동시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대기권 재진입, 다탄두 탑재 기술 검증 수순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CBM 발사 다음 날인 19일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2대가 이례적으로 서해 일대로 진입해 우리 공군과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19일 화성-17형을 ‘321’이 적힌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격납고에서 꺼내 평양 순안비행장 북측 활주로까지 옮긴 뒤 수직으로 세워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날 화성-17형이 고도 6049km까지 치솟아 4145초간 999.2km를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 군 탐지 제원과 유사하다.
다만 한미는 화성-17형이 정상각도(30∼45도)가 아닌 고각(高角)으로 발사된 만큼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선 검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상각도로 발사된 ICBM이 포물선 궤도로 대기권을 넘어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뒤 비스듬한 각도로 대기권에 다시 진입할 때 수천 도의 고열을 탄두가 견딜 수 있느냐는 것. 또 2, 3개 탄두를 탑재하는 후추진체(PBV)가 우주공간에서 점화된 뒤 서로 다른 표적 상공에 도달해 이를 타격하는 다탄두 탑재 기술도 검증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향후 ICBM 발사는 미 본토 동시타격과 관련한 기술력 검증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B-1B 2대가 19일 서해상으로 진입해 우리 군 F-35A와 미군 F-16 등 전투기 8대와 함께 편대비행을 하며 대북 경고를 이어갔다. 5일에 이어 보름 새 폭격기를 두 차례나 한반도로 출격시키며 확장억제 실행력을 과시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서해로 진입한 B-1B는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면서 “서해를 특정할 수 있는 항공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압박 의도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같은 날 B-1B는 대한해협 일대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 5대와도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