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 News1 임세영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승용차·RV 수출액 비중이 최근 몇년 사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포화된 국내 자동차 시장과 최근 이어지는 고환율, 해외 수요 증가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집중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전체 매출액에서 승용차·RV·상용 등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전체의 45.76%(23조1870억원)에서 지난해 51.5%(28조6404억원), 올해 3분기 누적 56.54%(25조9148억원)를 기록하며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승용차의 수출액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내외 승용차 매출액에서 수출액 비중은 지난 2020년 27.17%(4조5567억원), 2021년 41.7%(7조5889억원), 올해 3분기 누적 49.8%(8조1262억원)로 높아졌다. 수출액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전체 매출액 중 국내 승용차 판매액 비중은 같은 기간 72.8%에서 58.29%, 50.1%로 3년 사이 20%p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 판매에 집중하는 건 국내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더이상 늘어나기 힘든 ‘포화 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이미 8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해외 수요도 크게 늘었다. 고환율도 현대차와 기아의 해외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해외 판매 자동차의 원화 환산 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보다 높다. 현대차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판매 승용차의 평균 가격은 4784만원인데 반해 해외의 경우 4944만원이다. RV의 경우 해외 평균 가격이 6547원으로 국내 평균 가격인 4609만원보다 크게 높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시장은 사실상 이미 포화됐다”며 “국내 시장은 일종의 테스트 베드로, 국내 시장에서 성공이 입증된 모델을 해외에 판매함으로써 전체 판매량을 늘리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최근 고환율과 해외 수요 증가로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물량 증가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집중이 국내 신차 출고대기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달 초 현대차와 기아가 딜러들에게 제공한 납기표에 따르면 아이오닉5, EV6 등 대부분 인기 모델의 납기는 1년을 훌쩍 넘어선다. 제네시스 GV80은 신차 출고까지 30개월이 걸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