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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고지 전투서 전사한 故 편귀만 하사…70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 2022-11-21 09:52:00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고(故) 편귀만 하사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7월27일 국유단과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을 시행 중인 육군 5사단 장병들의 노력으로 발굴됐다.

고 편 하사는 전라남도 나주에서 5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고인은 1948년에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고인은 아내의 태중에 막내딸이 자라고 있었지만 1952년 6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후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백마고지 전투(1952년 10월6~15일)에 참전했다. 백마고지 전투는 강원도 철원 일대 백마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군 9사단이 중공군과 싸웠던 전투로, 7차례나 고지의 주인이 바뀔 정도로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힌다.

9사단은 해당 전투에서 12차례 공방전 끝에 백마고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고인은 이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최초 5사단 유해발굴 TF 강훈구 중사가 경사면에서 작은 뼛조각을 극적으로 발견하면서 대대적인 발굴이 시작됐다. 이후 경사면 아래쪽을 노출하자 개인호에서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으로 발굴됐다.

유해 옆에는 철모, M1 소총 등 91점의 유품이 발굴됐으며 특히, 함께 발굴된 만년필에서 편귀만 님의 성명이 각인된 것이 식별돼 유해의 신원이 특정됐다. 국유단은 2006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시료를 제공한 유가족과 유해의 유전자 정보를 대조해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고 편귀만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오는 22일 경기도 오산의 보훈회관에서 진행된다. 행사에서는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호국의 얼 함’을 유가족 대표에게 전달하는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유단은 “6·25전쟁에 참전하셨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시면 국유단 대표번호로 연락 주시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병원 등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시료 채취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