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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맥주를 원해!” 개막전서 터져나온 에콰도르 관중의 외침

입력 | 2022-11-21 11:37:00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 에콰도르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도하=AP/뉴시스


“우리에게 맥주를 달라!”

‘이색’ 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터져 나왔다.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전 겸 A조 첫 경기에서 에콰도르는 개최국 카타르를 2-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장엔 카타르 홈 관중뿐 아니라 4000여 명의 원정팀 에콰도르 팬들도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에콰도르는 일찌감치 카타르를 몰아붙였다. 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는 전반 16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전반 31분 헤딩으로 추가 골을 터뜨렸다.

경기 내용에 실망한 카타르 팬들이 경기장을 대거 빠져나가자 에콰도르 관중의 함성은 더 크게 퍼졌다. 처음에 열띤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하던 이들은 승부가 기운 경기 후반부턴 “Queremos Cerveza”를 외쳤다. ‘우리는 맥주를 원한다’는 뜻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에콰도르 팬들의 구호는) 카타르가 월드컵 기간 경기장에서 맥주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유머러스한 대응”이라고 표현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주류 판매 및 음주가 금지되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경기 시작 전후로 경기장 인근 지정 구역에서 맥주를 판매토록 했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 내 맥주 판매 금지를 결정하면서 팬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FIFA는 성명을 내고 “개최국과 의논 끝에 경기장 주변에서는 맥주 판매 장소를 없애기로 했다. 다만 버드와이저 제로(논알콜맥주)는 경기장에서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경기장에서의 술을 금지한다. 개인적으로 하루 3시간 정도 술을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IFA의 주류 판매 금지 정책으로 팬들은 월드컵 기간 도하 시내 ‘팬 구역’과 외국인들을 상대로 술을 파는 일부 호텔에서만 음주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FIFA 관계자와 VIP 관객은 경기장 내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샴페인과 와인까지 즐길 수 있다. 이 규제는 일반 관객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