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선원전 영역 발굴조사 전경.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22일 선원전 영역 발굴조사 현장에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약 1년6개월간 진행한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선원전은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모시던 공간이었다. 1897년 처음 건립됐으나 1900년 화재로 소실됐다. 이후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 자리(옛 경기여고 터)로 옮겨 1901년 중건됐지만, 1919년 고종이 승하한 뒤 일제에 의해 훼철됐다.
조사에서는 전각과 월대의 기초시설, 행각(行閣)을 비롯한 부속 건물의 위치와 규모를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전각은 임금이나 왕족이 사용하던 큰 건물, 월대는 주요 건물 앞에 설치된 넓은 기단을 뜻한다. 행각은 건물 앞이나 좌우에 지은 긴 장랑이다.
선원전 건물은 1901년 중건 당시에는 정면 9칸, 측면 4칸 규모였으나 현재는 정면 6칸, 측면 4칸의 흔적만 남아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다듬어진 길고 큰 돌과 기왓조각 등을 사용해 건물의 기초를 만든 흔적과 월대 및 정면의 진입 계단 위치 등이 확인됐다.
화재 이후 선원전 재건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옮겨진 흥덕전의 건물 기초도 확인됐다. 흥덕전은 선원전 화재로 소실된 어진을 복원하기 위해 각 지역의 어진을 옮겨와 모사하던 공간이다.
선원전 영역 유구 현황. (문화재청 제공)
화초를 심기 위해 돌을 높게 쌓아 만든 화단인 ‘화계’와 우물 등도 확인하는 등 향후 선원전 영역을 복원할 때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도 확보했다.
궁능유적본부는 그간의 발굴 성과와 사진, 문헌 기록 등을 토대로 2039년까지 선원전 영역에 대한 복원 정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