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과 함께 주제별, 관심사별로 응원하는 네이버의 신규 커뮤니티 서비스 ‘오픈톡’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네이버 제공
“개최국으로서 승리했을 때의 행복감을 알기에, 카타르를 응원해봅니다”
“에콰도르의 젊은피 세대교체가 기대되네요. 두 팀 중 누가 이길지 오리무중입니다”
카타르 월드컵의 개막전인 카타르와 에콰도르 경기를 앞둔 20일 밤, 500~600여명의 사람들이 네이버 스포츠의 커뮤니티 서비스 ‘월드컵 오픈톡’에 입장해 경기 전부터 열띤 응원과 토론을 벌였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손흥민 승리 기원방’, ‘메시 월드컵 우승 기원 방’ ‘월드컵 이강인 방’ 등 응원하는 선수별, 관심있는 주제별로 수많은 오픈 채널이 개설됐다. 본격적으로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부터 방마다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응원을 이어갔다. 겨울에 개최되어 쌀쌀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공간 안에서는 뜨거운 열드컵 분위기가 감지되는 모습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8년만에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네이버는 스포츠 팬들이 관심있는 주제별로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신규 커뮤니티 서비스 ‘오픈톡’과 월드컵의 연계를 강조했다. 20일 밤에는 카타르 현지에서 취재하는 기자들과 소통하며 현지 분위기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카타르 현장 기자단 오픈톡’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개막식에서 방탄소년단(BTS) 정국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약 4만 1000여명의 최대 동접수를 기록했다.
2014년, 2018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아프리카TV에서도 첫 경기부터 비대면 월드컵 응원 열기가 가득했다. 비교적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개막전이었지만 인기 BJ(인터넷 방송인)의 경기 중계방에 13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네이버의 신규 커뮤니티 서비스와 아프리카 TV의 공통점은 특정 관심사를 가진 유저들이 한 공간에 모여 소통하는 커뮤니티 문화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한 카카오도 월드컵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는 오픈채팅방으로 이동해 응원 메시지를 주고받은 이용자 200만명에게 한국 응원 이모티콘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모이는 비대면 문화가 월드컵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기업들은 이러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월드컵 응원이라는 단기적 이벤트에서 나아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구로도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의 신규 커뮤니티 서비스도 단순히 잠깐 들르는 서비스가 아니라,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들이 수다를 떨기 위해 길게 머무는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이 깔려있다. 다른 스포츠 이벤트보다 중계권료가 비싸다고 알려진 월드컵 중계권을 8년만에 구매한 배경 중 하나도 월드컵이 해당 서비스를 일반 대중에게 노출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도 음악(멜론), 웹툰 등 특정 분야에 관심있는 이들끼리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오픈링크’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