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작년까진 수험생들로 북적였는데”…한산한 홍대 번화가

입력 | 2022-11-21 17:21:00

19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202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2.11.19/뉴스1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로 거리가 북적이면서 ‘수능 특수’를 실감했는데 올해는 잠잠하네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20년째 치킨집을 운영해온 김모 씨(65)는 2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파가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서울 시내 번화가 상권의 ‘수능 특수’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홍대 인근은 지난해만 해도 수능 직후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수험생들이 몰리면서 북적거렸던 지역이다. 실제로 서교동은 지난해 수능 직후 주말에 15~24세 유동 인구가 서울시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곳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상인들은 올해도 수험생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수험표 지참 시 10% 할인’ 등 광고문을 내걸었다. 그런데 20일 오후 1시경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홍대 인근 상점가 분위기는 1주일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님이 줄을 선 식당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손님이 없거나 테이블 하나 정도만 있는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한 사주 카페에는 한 시간 넘도록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주인 A 씨는 “수능이 끝나면 놀러온 김에 재미삼아 ‘저 OO대학 갈 수 있을까요’ ‘△△과 지원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며 사주를 보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거의 없다”고 했다. 12년째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해온 김모 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은 타격이 간신히 회복되고 있었는데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매출이 다시 20~30% 정도 줄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 직후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이 늘었던 지역은 용산구 이태원1동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소수의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면 인파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경리단길과 해방촌 일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경리단길에서 8년째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3)는 텅 빈 예약 목록을 내보이며 “코로나19 사태 초기 만큼이나 손님이 없어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문을 닫으려 한다”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