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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러시아산 다이아 수입 여전…EU제재 대상 포함될까

입력 | 2022-11-21 17:45:00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대상으로 서방 국가의 수입 중단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지만, 벨기에의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은 여전하다. 이에 다이아몬드를 유럽연합(EU)의 다음 제재 대상에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러시아산 석탄과 금, 캐비어, 보드카 등 제품 수입을 중단했다. 석유 수입도 단계적으로 폐기했지만, 다이아몬드는 계속해서 제재 명단에서 누락됐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과 러시아 사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역이 중단됐지만 벨기에의 다이아몬드 거래 규모는 비록 (전쟁 전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덕적인 압력에도 다이아몬드 무역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벨기에 의회에서 “평화는 어떤 다이아몬드 보다 가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은 연내 EU의 다음 제재 대상에 다이아몬드를 포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에서 비산업용 다이아몬드 수입을 금지했고, 영국은 지난 3월 러시아 다이아몬드 기업 알로사를 제재했다. 하지만 양국 모두 벨기에 만큼 큰 다이아몬드 무역센터를 갖고 있지 않다.

벨기에의 도시 앤트워프에서는 15세기부터 다이아몬드를 거래해왔다. 앤트워프 월드 다이아몬드센터(AWDC)에 따르면 약 1700개 회사와 딜러 4500명이 이곳에서 다이아몬드를 사고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앤트워프를 통과하는 가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의 25%가 러시아에서 왔다. 벨기에 국립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벨기에는 지난해 18억 유로(약 2조5051억원)의 러시아 다이아몬드를 수입했고, 올해 첫 8개월 동안 12억 유로(약 1조6700억원)를 수입했다. 올해 무역 규모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6월 3억9380만 유로(약 5480억원)까지 늘어났다 다시 하락했다.
AWDC의 대변인 톰 네이스는 지난 6월 이후 교역량이 줄었지만 수입금지 조치를 거부했다. 그는 “앤트워프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업들을 위한 열린 문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이 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제재가 되면 일자리 약 1만개가 직·간접적으로 위험에 처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벨기에 관리들은 비공식적으로 EU에 일자리 감소를 경고하고 있다.

앞서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 등은 석유 수입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탈리아는 실직 위험 등을 이유로 러시아 철강 제품의 금지 유예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들은 벨기에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한 EU고위 외교관은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을 금지하면, 해당 무역은 인도로 향하게 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EU고위 외교관은 “벨기에는 강력하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데다 EU 파트너들과 제재의 고통을 공유할 용기를 찾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EU집행위원회는 향후 제재 대상에 다이아몬드가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모든 결정은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된다”며 “논의는 기밀이지만 테이블 밖에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