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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발사 5일 만에 달 최근접…“지구서 가장 먼 곳까지 간다”

입력 | 2022-11-21 22:44:00


미국의 달 탐사선 오리온이 발사 5일 만에 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도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리온은 달의 뒷면을 지나 더 먼 곳까지 항해를 계속할 방침이다.

오리온이 향하는 목표 지점은 52년 전 인류가 마지막으로 달에 닿았던 아폴로13호 이후 가장 먼 곳이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2년 뒤 유인 달 탐사까지 성공할 경우 인류는 반세기만에 지구에서 가장 먼 곳을 다시 개척하는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2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오리온은 전날 오후 1시9분(중부표준시)부터 달의 영향권에 진입해 달의 중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오리온은 달 영향권에 들어선 이후 달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 모듈의 성능을 시험할 ‘원거리역행궤도(DRO, Distance Retrograde Orbit)’로 향했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궤도 기동 시스템 엔진을 2분30초 동안 분사했다.

DRO는 ‘역행’이라는 표현 그대로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비행하는 궤도다. DRO에 올라타게 되면 달과 지구 사이에서 오리온에 영향을 주는 중력이 균형을 이루면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오리온은 21일 오전 7시57분(동부표준시, 한국시간 오후 9시57분) 달 표면에서 약 128㎞(80마일) 떨어진 상공을 통과하며 달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다. 특히 오리온은 오전 7시26분부터 약 34분 간 달의 뒷면을 지나면서 지구와의 통신이 끊기기도 했다.

오리온은 달에 최근접한 데서 그치지 않고 DRO를 통해 달 뒷면에서 약 6만4000㎞를 더 나아가 비행을 시작한 지 10여일 뒤에는 지구에서 약 45만㎞ 떨어진 지점까지 도달하게 된다. 지난 1970년 아폴로13호가 세운 기록(약 40만170㎞)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2024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2단계에서 유인 탐사선이 같은 항로를 이용하게 될 경우 인류는 54년 만에 다시 ‘지구에서 가장 먼 곳’을 다녀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오리온은 이렇게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에 도달한 뒤 달 역행 궤도에 체류하며 지구 귀환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하고, 비행 16일째부터 지구 귀환을 시작하게 된다. 자체 엔진 추진력으로 지구 궤도에 진입한 뒤 내달 11일 샌디에이고 연안 바다에 입수하는 방식으로 지구에 돌아온다. 오리온의 총 비행시간은 25일 11시간 36분이다.

이번 아르테미스 1단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나사는 이후 2단계 유인 비행(2024년·비행사 4명), 3단계 유인 착륙(2025년·비행사 4명)을 추진한다. 3단계에 걸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모두 마치게 되면 유인 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달에 보내 루나 게이트웨이와 달 표면 기지를 구축하는 작업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오리온의 항해에 대해 나사는 “엄빌리칼(연료 공급선)도 매번 성공적으로 연결됐고 전력 손실도 없는 등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담 팀들이 오리온의 이상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분석 중”이라며 “탐사선이 심우주 환경에 있는 동안 이같은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행 시험 중 활동 등을 이해하면 아르테미스 1호와 미래 임무의 운영 방안 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