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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尹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이런 식은 아니다

입력 | 2022-11-22 00:00:0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MBC와의 충돌 여파 속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시행 6개월 만에 전격 중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경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해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13일 만인 이달 초 도어스테핑을 재개했던 모습. 사진 속 취재진이 서 있던 자리에 가림벽이 새로 설치됐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취임 후 6개월간 진행해온 도어스테핑 중단을 선언했다.

대통령실이 밝힌 ‘불미스러운 사태’는 18일 MBC 기자가 대통령에게 따지듯 묻고,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인 상황을 뜻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에 관한 질문을 받고 ‘비속어 보도’를 언급하며 “동맹 관계를 이간질하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집무실을 향해 돌아선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이냐”고 묻는 MBC 기자와 “예의가 아니다”는 비서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MBC 기자의 질문이 거칠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를 이유로 대국민 소통 창구를 닫는 것은 작은 일을 크게 키우는 과잉 대응일 뿐이다. 기자의 취재 예절이 문제라면 해당 언론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출입기자단에 출근길 문답 운영 방식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하면 될 일이다. 악의적 보도에는 법적 대응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출근길 문답을 돌연 중단한 데 이어 문답이 진행되던 청사 1층 로비에 가림벽까지 설치했다. 특정 언론사에 책임을 묻는 방법이 왜 국민의 알 권리를 볼모로 정부의 소통 책임을 저버리는 방식이어야 하나.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 방법으로 도어스테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어스테핑은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직접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하는 의미 있는 시도지만 때로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로 국정 운영에 혼선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도어스테핑이 건전한 소통 창구가 되도록 정비하되 정례 및 수시 기자회견을 늘리는 보완책을 병용해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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