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독일 등 7개국 주장들 FIFA 제재 방침 확고하자 무릎
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이 22일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란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차별 반대’를 뜻하는 완장을 차고 있다.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29)이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원 러브’ 완장(사진)을 결국 차지 못하게 됐다. 케인은 대신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제공한 ‘차별 반대(No discrimination)’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잉글랜드를 포함한 유럽의 7개 팀(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스위스 웨일스) 주장은 카타르의 동성 결혼 금지 정책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무지개 색으로 채운 하트에 숫자 1을 쓴 완장을 차고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FIFA에도 이 완장을 차도 되는지 공식 문의했다.
그러나 이 완장이 카타르 정부를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FIFA는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다가 ‘각 팀 주장은 FIFA에서 제공한 완장을 차야 한다’는 ‘경기 및 장비 규정’을 근거로 이들이 원 러브 완장을 차고 나오면 옐로카드 같은 제재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FIFA도 한발 물러섰다. FIFA는 원래 8강전에 차별 반대 완장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모든 경기에 이 완장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잉글랜드 선수단은 이날 경기 시작 전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통해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