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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에어아시아 “한국시장 공격적 투자… 신규 노선 늘린다”

입력 | 2022-11-22 03:00:00

페르난데스 회장, 본보 인터뷰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 등 추진… 화물운송-핀테크도 적극 확장
한국기업과 NFT사업 등 협력”




“인천, 부산과 코타키나발루를 연결하는 등 한국 노선을 확대하겠습니다.”

토니 페르난데스 캐피털A 회장(사진)이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캐피털A는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의 모기업이다.

에어아시아는 2001년 단 2대의 항공기만으로 출범했다. 지금은 단거리 브랜드(에어아시아)와 장거리 브랜드(에어아시아 엑스)를 포함해 210대 안팎의 항공기를 보유한 대형 항공사가 됐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항공사 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의 ‘2022년 저비용항공사’ 순위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 한국 노선 확대하고 화물 시장 강화
페르난데스 회장은 우선 구체적인 한국 노선 확대 계획부터 밝혔다. 그는 “지금은 인천에서 방콕과 쿠알라룸푸르를 오가는 노선만 있지만,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을 열 계획”이라며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노선에 A330을 운영하고, 싱가포르∼제주 구간은 A321을 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항공기인 A330으로 제주∼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운영하면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에 중장거리 항공기와 단거리 항공기를 섞어 제주∼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에어아시아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화물 물류’를 꼽았다. 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증가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에어아시아가 공항으로 상품을 운반해온 뒤 목적지까지 날아가 최종 고객에게 배송하는 ‘라스트마일’(고객에게 배송되는 직전 단계)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에어아시아는 실제 A321 화물기 3대와 B737 화물기를 최근 계약했다. 단계적으로 화물기 수를 100대까지 늘려 글로벌 물류 업체인 DHL과 페덱스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축적한 고객 데이터로 신규 사업 진출
에어아시아그룹은 올해 1월 사명을 캐피털A로 바꿨다. 항공뿐 아니라 물류, 핀테크, 웹3.0, 여행, 쇼핑, 모빌리티 등을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대한항공이 하고 있는 온라인 면세 판매 서비스를 해보려 한다”면서 “우리가 확보한 각종 고객 데이터가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수년간 고객 관련 데이터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바탕으로 음식 및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고 보험 및 여행 상품도 출시해 왔다. 에어아시아는 ‘슈퍼 앱’이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갖고 있다. 항공권 구매부터 여행·호텔·렌터카 예약, 차량 호출 등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슈퍼 앱은 데이터 확보와 디지털 전환에 바탕을 둔 에어아시아의 대표 성과물 중 하나로 꼽힌다. 캐피털A는 여기에 핀테크 전문기업 빅페이를 설립하고 고객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인 ‘빅페이’라는 카드도 만들었다. 결국 여행자를 위한 일종의 은행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항공사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데이터”라며 “특히 비행기를 타는 고객들의 소비 행태는 고급 데이터”라고 했다.
○ “한국 기업과의 협력 넓힐 것”
캐피털A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 기업과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빅페이에 700억 원을 투자했다. 에어아시아는 최근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통합 플랫폼 밀크파트너스와 손을 잡았고, 배달 플랫폼 및 온라인 유통업체들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현재 한국 기업들과 많은 웹 3.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머지않아 NFT(대체불가토큰)와 같은 분야에 한국 기업들과 협업한다는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인터뷰 말미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환불 지연 등으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준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에어아시아에 화가 난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든 환불금을 바로 지불했으면 파산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에어아시아와 고객들이 원활하게 소통해 투명한 절차로 불편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