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상승으로 신용거래의 이자율이 9%대까지 치솟았으나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여전히 성행 중이다. 지난달말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이 이달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체결되는 신용거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은 16조57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말(15조7887억원) 대비 약 5% 증가한 수준이다.
그간 신용거래융자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증시 부진과 더불어 신융거래융자의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사 대부분은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10%에 조금 미치는 9%대를 적용 중이다. 180일 초과 기준 7.5%에서 9.9%의 이자를 받고 있으며 연체시 이자율은 12%로 치솟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과 달러 상승에 베팅하는 빚투가 급증했다.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는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 상장지수펀드(ETF)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에만 무려 1만2950% 폭증한 것이다.
이어 다시 달러가 상승할 것이란 심리에 이달 KODEX 미국달러선물 ETF에 대한 빚투가 6934.15% 증가했다. 또 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의 빚투도 3320% 늘어났다.
이외에도 ACE 삼성그룹섹터가중(3100%), ACE 원자력테마딥서치(2377.78%), ACE 베트남VN30(1923.18%), TIGER 탄소효율그린뉴딜(1761.11%), KODEX 기계장비(1056.67%) 등의 ETF에서 높은 빚투 증가율이 나타났다.
코스닥에서는 비스토스의 빚투가 이달 2만3515.33% 폭증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비스토스는 지난달 스팩소멸 방식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생체신호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주가 하락세가 나타나자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빚투의 이자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빚투의 이자율은 통상 시장금리를 따라가는 성향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 이자 인상은 증권사들이 시행 20일전에 공지를 해야하는 의무를 갖고 있어 보통 국내 기준금리 인상 이후 한달 후부터 올라가는 성향이 있다”면서 “다음달과 내년 1월 신용거래융자 이자가 10%대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