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시간을 끌기 위해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이른바 침대 축구로 악명 높았던 중동에서 반전이 연출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초반부터 지연된 시간만큼 추가 시간이 반영되면서 침대 축구의 필요성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열린 카타르와 에콰도르 간 개막전에서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추가 시간이 각각 6분씩 주어졌다. 길어야 5분 정도 주어지던 추가 시간이 6분을 넘기자 전후반 실제 경기 시간도 50분을 넘어서게 됐다.
이어진 경기들에서는 더 많은 추가 시간이 부여됐다.
22일 네덜란드-세네갈전 전반 추가 시간은 3분이었지만 후반에 추가 시간이 8분 주어졌다.
후반 24분 세네갈의 쿠야테가 네덜란드 데 용과 충돌로 인해 치료를 받는 시간이 반영됐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1-0으로 앞선 후반 54분에 쐐기골을 넣었다.
미국-웨일스전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이 9분 주어졌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FIFA는 지난 6월 열린 워크숍에서 “추가시간을 엄격하고 현실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의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추가 시간을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그간 중동팀들은 침대 축구를 무기로 삼아왔다. 점수가 앞서 있거나 비겨서 승점 1점을 따야할 때 이란 등 중동팀 선수들은 사소한 충돌에도 그라운드에 몇 분씩 누워 시간을 끌며 축구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FIFA가 침대 축구 원산지 중동에서 시간 지연 행위에 칼을 빼 들면서 악명 높았던 침대 축구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