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공지 갈무리
글로벌 3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FTX 파산 신청 사태로 인해 국내 5대 거래소 고팍스로 불똥이 튀고 있다. 고팍스의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일반 고객들의 자산은 문제가 없는데 자체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 상품이 FTX 사태 여파로 출금이 지연되고 있는 것.
해외 가상자산 브로커리지 업체 제네시스트레이딩(이하 제네시스)이 FTX 사태로 신규 대출·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 고객 자산도 묶인 탓이다.
제네시스는 신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현재 제네시스는 자금 상환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제네시스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이자를 지급해온 고팍스의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서도 자유형 상품의 원금 및 이자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정형 상품’도 오는 24일 만기일을 앞두고 있어 만기 준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제네시스가 신규 자금 조달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6일 자금 상환을 중단한 이후, 최소 10억달러 규모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 노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제네시스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네시스는 최근 파산을 신청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 자금이 묶인 탓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 신규 자금 대여 및 상환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자금 조달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만약 제네시스가 신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자금 상환을 지속적으로 중단한다면 파산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제네시스 여파’ 고팍스, 자구책 마련 중…투자 유치도 고려
문제는 그 채권자들 중 하나가 국내 거래소 고팍스라는 점이다.
고팍스는 그동안 제네시스를 통해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해왔다. 고객이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를 제네시스가 운용하고 고팍스가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제네시스는 전 세계적인 가상자산 벤처캐피탈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산하 회사로, DCG는 고팍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고팍스는 제네시스가 상환 중단 공지를 내기 전부터 고파이 자유형 상품 잔고 전액에 대해 상환을 요청했다. 이에 제네시스는 최대 3일 이내에 자금을 상환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상환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공지를 냈다. 자유형 상품의 원금 및 이자 지급이 지연된 배경이다.
고정형 상품 중 ‘비트코인(BTC) 고정 31일’의 만기일은 오는 24일이다. 자금이 묶여 있는 예치 기간은 23일 23시 59분까지다.
해당 비트코인(BTC) 고정형 상품의 경우, 고팍스가 지급해야 하는 원금 및 이자는 22일 비트코인 시세 환산 기준 약 24억4900만원 규모다. 그다음 만기일이 돌아오는 상품은 오는 25일이 만기일인 USDC 고정형 상품으로, 지급액은 12억원이다.
아울러 이달에는 오는 30일이 만기인 이더리움(ETH) 고정형 상품도 있다. 지급액은 22일 이더리움 시세 환산 기준 8억2000만원가량이다. 이달에만 고팍스가 ‘고정형 상품’으로 지급해야 하는 액수가 최소 44억7000만원인 셈이다. 자유형 상품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더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만기일까지 자금을 상환해주지 않을 경우 고파이 고정형 상품의 원금 및 이자 지급도 지연될 수 있다.
고팍스 역시 이 점을 인지, 지난 21일 “곧 만기가 도래하는 고정형 상품의 만기 준수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고팍스도 제네시스에만 희망을 걸 순 없는 상황이다. 제네시스의 10억달러 자금 조달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므로 제네시스에 자금이 장기간 묶일 가능성도 인지해야 한다.
이에 고팍스는 제네시스와 별개로 추가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긍정적인 논의도 진행했다.
고팍스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긍정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팍스 관계자도 “고객 신뢰 및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추가 투자 유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