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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남성의 평균 정자 수가 지난 4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적 요인과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이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출산율 감소 등 세계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의 하가이 레빈 교수와 미국 뉴욕 아이칸의대의 샤나 스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53개국이 실시한 223건의 연구를 바탕으로 5만 7000여 명의 남성 정자 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73년과 2018년 사이에 정자의 평균 농도가 ml당 1억120만 마리에서 4900만 마리로 51.6% 줄었다고 밝혔다.
정자 농도의 감소는 서구뿐만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도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1972년 이후 모든 대륙에서 정자의 농도가 매년 1.16%씩 감소했다. 2000년 이후 수집된 데이터만 보면 연 2.64%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율이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스완 교수는 “유전적 요인만 꼽기에는 감소율이 가파르다”며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과 흡연, 비만, 스트레스, 과음 등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는 환경 화학물질이 중요한 원인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견과류·헐렁한 속옷, 정자 건강 개선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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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로비라 비르힐리대 연구팀은 견과류를 매일 한 줌씩 섭취하면 정자 수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남성 83명을 대상으로 14주간 서구식 식사를 진행했다. 다만 이 가운데 절반은 하루 60g의 견과류를 먹었고 나머지 절반은 먹지 않았다. 그 결과, 견과류를 매일 한 줌씩 먹었던 그룹은 정자 수가 증가하고 활동성 등이 나아졌다.
헐렁한 트렁크 팬티를 입는 게 꽉 끼는 속옷보다 낫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2000~2017년에 불임치료센터를 찾은 18~56세 남성 656명을 대상으로 평소에 입는 팬티 종류와 정자 건강 상태 간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트렁크 팬티를 입는 남성이 몸에 밀착된 속옷을 입는 남성에 비해 정자 농도가 25% 높았고, 활발히 움직이는 정자 수가 33% 많았다.
당시 연구팀은 “꽉 끼는 팬티를 입으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서 정자 생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헐렁한 팬티를 입어야 통풍이 잘 되고 체온이 안 올라 정자가 잘 만들어진다”며 “정자가 만들어지고 성숙하기까지는 3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임신 계획 중이라면 최소 3개월간 트렁크 팬티를 입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