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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기저귀 제로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입력 | 2022-11-23 03:00:00

고령자 배변활동 자립 운동
일본 노년층 사이서 화제



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 후 2017년 고령사회가 되었고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고령국가 일본도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11년이 걸렸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다. 이제 더 이상 노년층의 간병과 요양, 삶의 질 문제는 남 일이 아닌 것이다.

일본의 시니어 세대들은 간병을 받을 때 ‘스스로 하고 싶은 것’ 1위도 배설, ‘제일 힘든 일’ 1위로도 배설을 꼽았다. 기저귀에 배설하는 것은 간병받는 사람이나 간병인 모두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부담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정상적인 대변을 보고 뒤처리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는 노년층이 변비약에 의존하지 않고 배변 조절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소위 ‘기저귀 제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나이가 들어 활동량이 줄면서 변비가 생겨 변비약을 먹으면 배변 리듬이 깨져 설사나 변실금이 생기고, 결국 기저귀를 쓰게 된다. 불편함에 변비약을 끊으면 바로 변비로 고생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고령자 시설 기타자와엔에서는 변비약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배변 활동의 자립을 위한 7가지 실천법을 제안했다. 수분 섭취, 걷기 등 운동, 일반 형태의 음식 섭취, 식이섬유 보충,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 배변습관, 화장실 배변이 그것이다. 특히 식이섬유는 몸에 흡수되지 않고 장운동을 자극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독성 물질의 장 흡수를 줄여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비·설사 개선하는 구아검가수분해물


특히 식이섬유는 해조류, 채소, 과일, 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미역, 귀리, 구아콩 등이 대표 식품으로 꼽힌다. 이 중 구아콩은 100g당 식이섬유 함유량이 77g이다. 가수분해해 섭취 및 용해가 쉽도록 만든 구아검가수분해물은 ‘미러클 소재’로 불린다.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기능, 혈당과 콜레스테롤까지 잡아주는 기능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콜레스테롤과 결합해 나쁜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끌어낼 뿐만 아니라 당분과도 경합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도 막아준다.

특히 변비와 설사 증상이 모두 개선돼 장 정상화에 도움을 주는 건강 소재로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섭취해왔다. 국제학술지 뉴트리언트(Nutrient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134명에게 24주간 하루 5g의 구아검가수분해물을 제공했더니 장이 정상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섭취 3주 후부터는 배변 빈도가 개선되고 수분량이 6.8% 증가했으며 장내 유익균이 140% 늘어났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