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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환자 위해 연구에 매진… 추간공확장술 개발하고 특허 다수 획득”

입력 | 2022-11-23 03:00:00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장




여러 연구활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특허를 보유한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 서울 광혜병원 제공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다양한 척추질환에 적용되는 추간공확장술의 개발자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그는 신경외과 전문의임에도 다양한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특허 부자’다. 또한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인생의 부침을 겪어왔다는 것은 가족과 일부 지인을 제외하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기존 척추 수술치료의 한계 극복 위해 특허 취득 시작


세브란스병원에서 신경외과를 전공하고 임상강사를 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척추 수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연구할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은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 선진 기술에 대한 연수를 받으며 척추 수술 테크닉을 익혔다.

하지만 그 당시 국내에 유통되던 대부분의 척추 수술 의료기기는 해외에서 직접 수입하거나 OEM(주문자 위탁 생산방식) 형태로 국내에서 생산하고 해외 다국적기업의 상표가 부착되어 재수입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용 과정에서 다양한 보완점이 있더라도 빠르게 시정하여 제품에 반영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는 기존 방법들의 다양한 한계점을 인지하면서도 그대로 답습해야만 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러한 고민을 시작으로 척추 수술 분야 개발에 착수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서의 척추 수술 및 비수술 관련 수기(手技) 이외에도 여러 의료기기나 작용 원리에 대한 타고난 공학적인 감각을 활용해 다양한 연구와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척추 비수술, 신경 관련 통증 분야에도 관심


척추 수술은 근본적인 침습적 특성 때문에 길어진 회복 및 재활 기간으로 인해 환자가 고충을 호소하곤 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다 우연한 기회에 추간공이 갖는 독특한 기능과 역할, 추간공 주변의 인대 구조와 역할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기회를 얻었다. 이를 토대로 인대 절제에 의한 추간공확장술이라는 척추 비수술적 방법까지 최종적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그는 척추 수술이나 비수술 치료 이후에도 여러 가지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척추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 인자로 인한 신경 관련 통증(신경병증성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척수 손상에 의한 신경병증 이외에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항암화학요법 관련 말초신경병증 등과 같은 다양한 ‘신경병증성 통증’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체 의학이나 융합 의학 분야까지도 활용하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개발 후에도 기술 전파과정에서 고충 겪어


박 원장은 다양한 개발의 산물을 중국에도 보급하고자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수많은 중국 의사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원내 참관과 트레이닝을 진행했었고 중국 내 23개 성과 4개 직할시는 물론 일부 자치구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중국 전역을 몇 년간 꾸준히 왕래하면서 시연과 강의를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제도적·관습적·기술적·문화적인 차이들로 인해 결국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또한 다양한 영역으로 개발을 진행했고, 정부 지원이나 국책 사업 지원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비용을 스스로 충당했다. 특히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해당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려면 지식재산권 보유에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화를 통해 양산까지 가야만 했다. 즉 식약처에서 해당 제품에 대한 제조 품목 허가를 최종적으로 획득할 때까지, 해당 인허가 진행 과정 전반에서 다양한 시험과 검증 절차를 거쳐야 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노력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왜 그렇게 사서 고생하냐’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반대를 들어야 했지만 내게 주어진 숙명 같은 임무라 생각하고 홀로 버텨왔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 당시에는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받던 기술도 결국은 후속 연구들에 의해 꾸준히 보완되고 개선이 돼야 그 완성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에 맞게 인공지능, 빅데이터, 첨단 신소재와의 접목을 꾀하는 연구를 계획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꾸준히 진행해 온 자신의 노력들이 조금이라도 해당 분야의 발전과 인류의 복지와 안녕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개발을 위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