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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미국 탓”에…안보리 北ICBM 논의 또 ‘빈 손’

입력 | 2022-11-22 13:16:00


21(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긴급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또다시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끝났다. 한미일과 영국 노르웨이 등 서방 진영의 북한 규탄과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이 모든 것은 미국 탓” 주장만 되풀이 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올해만 10번째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안보리 회의가 소집됐다. 북한이 18일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한데 따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회의다.  
● 한미일 “안보리 무대응 속 北 이제 핵실험까지 앞둬” 

첫 발언자로 나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이 올해 6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지난해(25차례)에 비해 2.5배 이상 발사 횟수를 늘리며 유엔을 공공연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얼마나 더 쏴야 ‘단합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응에 나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너무 오랫동안 북한은 유엔의 제재나 보복의 두려움 없이 불안정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늘렸다. 올해만 63차례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사의 북한 규탄에 이어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서방 국가들이 북한에 대해 “가장 강력한 어조로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북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이날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황준국 한국대사와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대사도 북한을 규탄하며 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요구했다. 

황 대사는 “북한이 안보리의 무대응과 분열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했다. 북한은 훨씬 공격적이고 위험해졌다”고 규탄했다.  이어 “2017년 만장일치로 채택된 마지막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의 ICBM 발사 시 대북 석유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명시적으로 결정했다”며 “그런데도 안보리가 올해 북한의 8차례 ICBM 시험발사를 목격하며 독자적인 결의안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가장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안보리의 대응을 촉구했다. 
● 북중러 “미국과 그 동맹국 탓…제재 완화해야” 

하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또다시 북한의 도발은 미국과 그 동맹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며 안보리 논의는 더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장쥔 중국대사는 “오늘날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고 한반도의 악화되는 상황을 감당할수 없다”면서도 오히려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성의를 보이며 “북한의 정당한 우려에 대해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지역 내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미일을 가리켜 “미국과 이 지역 동맹국들이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이 예상대로 반응을 보인 다음 우리는 안보리에서 만나 논의한다. 이는 친숙한 악순환”이라며 “서방의 동료들이 미국의 적대적 활동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거듭된 요구를 일관되게 무시해 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한미일 탓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