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에서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의 머리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쳤다. ⓒ(GettyImages)/코리아
경기 도중 뇌진탕 증세를 보인 선수를 곧장 교제하지 않은 이란 축구대표팀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1일(한국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잉글랜드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이란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전반전 킥오프 이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의 머리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쳤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베이란반드는 코에 출혈을 보이며 일어나지 못했고, 누운 채 10여 분간 치료받았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베이란반드가 ‘심각한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케이로스 감독은 “코가 부러진 것과 관련된 출혈로 보였다”며 “교체를 위한 준비를 마쳤을 때 출혈이 멈췄고, 그래서 더 뛸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진탕으로 보이는 일부 증상이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데 1분 후 선수는 더 뛸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심각한 뇌진탕을 겪었다. 추가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의 머리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친 뒤 치료받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선수의 뇌진탕이 의심될 경우 즉시 경기장 밖으로 빼낸 뒤 추가 검사에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안전 규정에도 베이란반드가 계속 경기를 뛰는 일이 발생하자 FIFA 규정이 유명무실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이자 방송 해설가인 앨런 시어러는 “경기에서 나오고 싶다고 말하는 선수는 없다. 의료진은 10분 이상 그의 상태를 살펴봤다. 그라운드 밖에는 영상을 보면서 그라운드 안 의료진에게 조언해줄 별도의 의료진도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뇌진탕 방지 등을 주창하는 영국 시민단체 헤드웨이의 임시회장인 루크 그릭스는 성명을 통해 “FIFA 월드컵에서 뇌진탕 보호 규정이 처음 시행된 사례였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며 “베이란반드는 1분이 아니라 1초도 경기장에 머물러서는 안 됐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