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열린 카타르에서 외신 기자가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에 소매치기를 당하는 등 수난이 잇따르고 있다.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코르니쉬 지역에서 아르헨티나 매체 ‘TN’ 소속 기자인 도미니크 메츠거가 생방송 도중에 가방 속 물건을 도난당했다.
메츠거는 당시 작은 가방을 옆으로 멘 상태로 자국 스튜디오 앵커와 말을 주고받으며 흥겨운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었다. 가방 안에는 지갑, 호텔방 열쇠 등 귀중품을 담고 있었다.
메츠거는 생방송 중이었고 군중들과 이야기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방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했다.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는데 버젓이 훔쳐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소매치기 순간은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인터뷰 때 카메라가 주로 가슴 상단 부분만 비추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츠거가 더큰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은 현지 경찰들의 태도였다. 그가 도난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아가자 처음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했다고 한다. 남성 경찰들은 “언젠간 나타나겠죠”라고 시큰둥하게 대하며 접수를 받지 않고 여자들만 있는 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다행히 그곳에서 여성 경찰은 “사방에 첨단 카메라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얼굴 인식 기술로 도둑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러면서 “도둑을 잡으면 어떻게 처벌하길 원하냐? 징역형이나 국외추방 등을 (피해자)본인이 선택하라”고 말해 또 한번 충격받았다고 했다.
메츠거는 “난 단지 지갑을 돌려받고 싶다. 내가 사법적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