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 단행이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 빚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전과 비교해 181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 1757조1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만큼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32만7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베이비 스텝’ 시 3조3000억원, 빅스텝 시 6조5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수(대략 2000만명)를 나눈 값이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올린 후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까지 기준금리를 모두 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번주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기준금리를 모두 2.75%포인트 인상할 경우 산술적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년3개월 간 늘어나는 이자만 36조3000억원(3조3000억원×11)에 이른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81만5000원이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한은이 이번 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채권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예상했다. 인상폭은 전체 응답자의 70%가 0.25%포인트 인상을, 29%가 빅스텝을 예상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최종금리가 최소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빚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미 긴축으로 한은 역시 내년 초까지 긴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서는 한은 최종금리가 3.5~3.75%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 경우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제 부담하는 가계 이자부담은 가산금리나 시장금리 상승폭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 대출금는 5.15%로 기준금리 인상 전인 지난해 7월(2.98%포인트)보다 2.17%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 대출 금리는 4.79%로 1.98%포인트 올랐고, 신용대출 금리도 6.62%로 2.76%포인트나 뛰었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 인상폭이 2.0%포인트였던 점에서 볼 때 가계대출 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보다도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엄밀하게 따지면 자산가치 상승이나 개인신용 등급,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자부담 규모는 알 수 없다”며 “단순히 가계대출 이자가 올랐을 때 차주의 이자 부담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추정이 가능한데 올해 3분기 가계대출 수치를 반영하려면 가계대출 데이터베이스(DB)가 확인되는 12월쯤이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지표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하면서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도 가파르게 오를 예정이다.
코픽스가 급등하면서 이에 연동하는 주요 은행의 대출금리도 같은 폭만큼 오를 예정이다. 16일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국민은행 5.76~7.16% ▲우리은행 6.32~7.12% ▲농협은행 5.67~6.77%로 조정된다. 국민은행의 신잔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4.80~6.20%로 조정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