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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2일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중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을 전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피해갈 ‘구멍’을 중국이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오스틴 국방장관과 웨이 부장은 이날 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계기에 양자 회담을 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북한의 도발 문제를 논의했다.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웨이 부장에게 “최근 북한 도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도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6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포럼(샹그릴라 대화) 이후 5개월 만에 만난 두 장관은 이날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히 맞섰다.
반면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웨이 부장은 “현재 미중 관계 악화의 책임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넘어설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면서 “중국의 핵심 이익 가운데 최고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이날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최전선인 팔라완섬을 찾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 유엔 중재재판소 판결을 지지한다”며 “불법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에 맞서 동맹국과 파트너를 규합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의 남중국해 불법 조업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750만 달러(약 102억 원) 규모 필리핀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