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불안 상황 속에 주요 시중은행이 한국전력의 ‘구원 투수’로 나선 가운데 우리은행이 한전에 9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한전채 발행 자제와 은행 대출 전환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한국전력의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2차 입찰에 참여해 9000억원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대출금리는 연 5%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전은 최근 주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2차 제안요청서를 발송했으며 이날 2차 입찰을 진행했다.
이에 한전은 은행권으로부터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한전은 총 네 차례 입찰을 통해 2조원 이상을 시중은행 대출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다른 은행들도 한전에 대한 대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한전 대출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한전은 적자로 인한 자금난에 올해에만 23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전채는 우량 채권인 ‘AAA’ 등급으로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여 채권시장 자금경색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한전채로 인해 다른 회사채가 외면받는 ‘구축효과’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한전에 채권발행 대신 은행을 통한 대출 등을 권고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