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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 고개 숙인 메시…출발부터 꼬인 ‘라스트 댄스’

입력 | 2022-11-22 21:14:00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꿈꾸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PSG)의 출발이 불안하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22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메시의 5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8만여 관중을 수용하는 루사일 스타디움은 카타르월드컵 우승팀이 결정되는 곳이다.

대관식을 노리는 곳에서 첫 골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후반에 아르헨티나가 두 골을 연속해서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이번 경기는 메시의 월드컵 대관식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인 사우디가 3위 아르헨티나를 잡을 거로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시의 마지막이 될지 모를 월드컵을 보기 위해 루사일 스타디움엔 구름 관중이 모였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푸른색과 하얀색이 섞인 아르헨티나 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끝없는 줄을 지어 경기장으로 향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메시의 이름이 호명되며 전광판에 나타나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쏟아졌다.

환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사우디 팬들은 질세라 야유로 맞받아쳤다.

먼저 웃은 건 메시였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사우디 골문을 두드린 메시는 전반 10분 비디오판독(VAR)으로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메시가 통산 월드컵 20번째 경기서 터트린 7호골이다.

이후에도 메시는 사우디 골문을 계속해서 공략했다. 전반 22분 한 차례 더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번엔 오프사이드에 무산됐다.

여러차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더 달아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결국 후반 사우디의 일격을 당했다.

후반 3분 만에 살레 알셰흐리가 아르헨티나 문전으로 침투해 왼발 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불붙은 사우디의 공격은 계속됐고, 당황한 아르헨티나는 우왕좌왕했다. 그리고 후반 8분 이번엔 살렘 알다우사리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5분 사이 아르헨티나 골망을 두 차례나 흔들자 경기장을 찾은 수만 명의 사우디 팬들은 노래를 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급해진 아르헨티나는 총공세에 나섰고, 사우디는 뒷문을 더욱 굳게 닫았다.

추가시간엔 사우디 수비수가 경합 과정에서 충돌해 들것에 실려 나가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사우디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메시의 표정엔 조급함이 느껴졌고, 아르헨티나도 응집력을 잃어갔다. 결국 더는 골이 나오지 않았고,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첫 경기는 패배로 기록됐다.

반면 사우디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승리했다.

앞서 개최국 카타르는 개막전서 에콰도르에 0-2로 졌고, 이란은 잉글랜드에 2-6으로 완패했다.


[루사일(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