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콘텐츠마켓 2022 성황
2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SPP(Seoul Promotion Plan) 국제콘텐츠마켓 2022’에서는 전 세계 43개국에서 모인 콘텐츠 판매 기업과 바이어 기업이 일대일로 매칭돼 콘텐츠 유통, 공동 제작 등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23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SPP 제공
“신선한 웹툰 지식재산권(IP)을 찾고 있습니다. 저희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 홍보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게임은 이전 작품보다 플레이어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부여합니다. 이를 통해 재미 요소를 보완했습니다.”
2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SPP(Seoul Promotion Plan) 국제콘텐츠마켓 2022’에서는 콘텐츠 파트너를 찾는 상담회 및 사업 설명회가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진행됐다. 23일까지 양일간 펼쳐지는 이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틱톡, 샌드박스, 컴투스 등 콘텐츠 관련 대기업 및 주요 스타트업이 대거 출동했다. 올해로 22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콘텐츠 기업 간 거래(B2B) 매칭 전문 플랫폼 ‘SPP’가 개최한다. 콘텐츠 판매자와 바이어 기업의 매칭을 주선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의 우수한 ‘K콘텐츠’를 널리 유통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해외 기업들의 우수 콘텐츠도 국내 업체에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세대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키우고 서울을 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중심으로 세우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다.
○ 전 세계 43개국에서 참여
행사의 꽃은 단연 국내외 콘텐츠 판매 기업과 바이어 기업을 일대일로 이어주는 비즈니스 상담회다. 올해는 43개국에서 322개의 셀러와 441개의 바이어, 총 763개 기업이 참가해 콘텐츠 유통, 공동제작 등을 논의한다.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애니메이션·캐릭터·웹툰·게임 등 콘텐츠 전문 B2B 마켓답게 지난 3년간 SPP를 통해 약 1만 건의 매칭 상담이 진행됐다. 체결된 계약 금액은 약 2억1600만 달러(약 2928억 원)에 달한다.○ 장르 경계를 넘어 외연 넓혀
SPP는 특히 국내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창구로 알려졌다. 애니메이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SBA가 운영하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의 시너지 덕분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애니작의 ‘좀비덤’(2016년 발표)은 SPP를 통해 해외 바이어와 매칭됐고,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현재는 넷플릭스, 디즈니 아시아 등을 통해 230개국에 진출했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거둔 드라마 ‘지금 우리학교는’보다 앞서는 ‘원조 K좀비’ 타이틀을 얻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애니작의 ‘시간여행자 루크’(2020년 발표) 역시 SPP를 통해 작년 7월 프랑스의 메이저 방송 채널인 카날플뤼스(Canal+)에 국내 어린이 애니메이션 최초로 방영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 작품은 “까다로운 유럽 메이저 채널의 벽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올해부터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게임,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외연 확장에 나섰다. 여러 콘텐츠 분야의 기업이 모이는 만큼 게임, 웹툰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문 매칭도 이루어지고 있다. 스마트스터디벤처스가 운용하는 베이비샤크넥스트유니콘IP펀드와는 원작의 웹툰, 웹소설을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상화하는 ‘IP크로스 영상화 스토리 공모전’도 진행했다. SPP와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지원한 에스에스애니멘트의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가 원작 웹툰의 인기를 바탕으로 대만,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22일 행사에서는 공모전 시상식을 통해 선정작이 발표됐다. 수상 기업으로는 아이필름코퍼레이션, 쏘울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터바원앤드온리, 픽스트랜드 등 4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에는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스토리 개발 및 투자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 서울, 콘텐츠 중심으로 조성
‘넥스트 유니콘 콘텐츠 IR(기업설명회) 데이’도 함께 진행됐다. 벤처캐피털(VC) 30여 개, 콘텐츠 기업 100여 개 등 약 130개 기업이 참가해 콘텐츠 투자를 논의했다. 투자 지원금을 건 IR 피칭도 열렸다. 서울 콘텐츠 투자 협의체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중 예선을 통과한 11개 기업이 참여하며, 피칭을 통해 최종 5개 기업이 투자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서울을 콘텐츠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SBA의 비전도 선포됐다. 김현우 SBA 대표이사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고 특히 서울 소재 기업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이뤄지고 있다”며 “원천 IP 발굴 및 원작 IP의 장르 변형 등을 통한 콘텐츠 확장, 콘텐츠 체험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서울을 전 세계가 찾는 콘텐츠의 중심 도시로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