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자동차-에너지 산업에 인공지능 융합해 신성장 동력 창출 의료 빅데이터센터 설치-운영… 수요기업에 맞춤 솔루션 개발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보건의료 분야는 근거기반 의학에서 정밀의학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이했다. 개인의 건강과 생활·환경 데이터 전반을 통합하여 개인에게 최적화된 의료서비스 제공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초기 스타트업 진입을 위한 지원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광주시는 2020년부터 5년간 약 4000억 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의 3대 주력산업인 헬스케어, 자동차, 에너지에 AI를 융합하여 AI 기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광주는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남대병원을 중심으로 의료빅데이터센터 설치·운영, AI 중심 산업융합직접단지 조성사업, 국가데이터센터 구축 등 다양한 기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 중인 ‘AI융합지역특화산업지원’ 사업에서 5월 광주시가 의료헬스케어 산업 부문에 선정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2023년 12월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디닷케어, 메가웍스, 원솔루션, 허브보리, 디투리소스, 한국프라임제약, AI유나이티드, 팸닥터 등 정신건강의학 및 의료 헬스케어 분야 8개사가 AI 기술 도입을 원하는 수요 기업으로 참여했다. 이들을 위해 해결사로 매칭이 된 AI 개발 기업은 대신정보통신, 인디제이, 티맥스인공지능개발센터, 이코르, 인비즈 등 5개사다. 이들은 현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내에 구축된 인공지능실증랩(광주 전일빌딩 245 소재)에서 음성 특징 기반 감성 인식을 비롯한 의료헬스케어분야 총 10개의 AI 솔루션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디닷케어
육아의 모든 것 담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디닷케어는 육아 상담·진료가 가능한 소아청소년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초보 엄마, 아빠들에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육아를 전파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아기의 생활데이터에 기반한 아기잠 컨설팅 플랫폼 ‘알잠’을 운영해 왔다. 그 후 AI 육아 관리부터 전문의를 통한 육아 상담·진료가 가능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출시했다.육아의 모든 것 담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디닷케어는 ‘AI융합지역특화산업지원’ 사업에 수요 기업으로 참여하면서 이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해줄 AI 개발 전문기업 대신정보통신을 만났다. 대신정보통신은 기존에 축적되어온 상담 데이터와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분석·학습하고, 예상되는 패턴 문제점 등을 파악하여 AI 기반 육아상담 챗봇 서비스 등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AI 챗봇이 도입되면 상담사의 상담 보조역할 수행이 가능해져 상담시간이 10%가량 단축돼 고객 대기시간이 줄어들어 상담 대화분석 정확도가 80%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닷케어는 맞춤형 생활시간표 제안 등이 가능한 육아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2023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메가웍스
우울증-불안장애 진단, 예후 추적관리
메가웍스는 음성기반 정신건강 진단 시스템 개발 업체로 최근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플랫폼 기반의 스트레스 샤워실과 AI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활용하고 정신건강진단 데이터, 수면 데이터, 음성 데이터, 유전체 데이터 등을 AI 기술과 접목하는 것이다.우울증-불안장애 진단, 예후 추적관리
메가웍스의 디지털 치료제 고도화 작업을 위해 AI 전문 기업 인디제이가 ‘AI 텍스트마이닝을 이용한 감정인식 솔루션’ 개발을 담당한다. 인디제이는 다중감정 분류 학습모델을 사용해 기쁨, 슬픔, 분노, 불안, 우울, 당황 등 다양한 감정을 분류한다. 이를 통해 메가웍스는 스트레스 힐링룸 이용자의 감정분석 정확도를 현재 74%에서 77%로 끌어올리고 음악 콘텐츠 제공을 통한 만족도 또한 76%에서 83%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솔루션
엑스레이 방사선 과피폭 문제 해결
원솔루션은 의료 진단용 엑스레이 촬영 장비를 만들고 진단용 엑스레이 제어 장비와 자동 필름 현상제를 판매하는 회사다.엑스레이 방사선 과피폭 문제 해결
엑스레이 촬영 시 수많은 촬영 부위와 다양한 환자들의 체형 특성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데 현재는 수동으로 엑스레이 촬영 조건 값을 조작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야 한다. 미숙한 장비 조작 등으로 촬영이 잘못되거나 엑스레이가 과다 노출되는 현상이 발생하자 원솔루션은 이 같은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원솔루션은 자사 제품에 엑스레이 조건 값 추천 AI 솔루션이 장착됨에 따라 엑스레이 자동 노출 제어에 필요한 고비용의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의료진의 미숙한 경험에 의한 재촬영 방지는 물론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풍부한 자원-인프라로 인공지능 헬스케어 산업 중심지 도약
맞춤형 육아상담 솔루션 개발
텍스트 분석해 감정인식에 활용
엑스레이 적정 선량 추천 기능도
광주가 인공지능(AI) 의료헬스케어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헬스케어 분야의 AI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에 필요한 자원(데이터·기술·인력), 인프라(슈퍼컴퓨팅·데이터센터·실증기반시설)가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대신정보통신, AI 기반 육아 상담 챗봇 서비스
대신정보통신은 이번 사업에 수요기업으로 참여한 디닷케어를 위해 맞춤형 육아 상담 솔루션을 개발한다. 디닷케어가 운영하는 아기잠 컨설팅 플랫폼 ‘알잠’에서는 육아일지를 작성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상담 대기시간이 길고 간단한 질문 또한 즉각적으로 답변 받기가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신정보통신은 ‘AI 기반 육아 상담 챗봇 서비스’를 통해 챗봇 상담사를 도입해 자주 물어볼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쉽고 빠르게 답변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챗봇 상담 서비스는 ‘알잠’ 앱 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채팅하듯 문장을 입력하면 AI가 문장 속의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어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한 후 상황에 알맞은 답변을 제시하게 된다.
인디제이, AI 텍스트마이닝 감정인식 솔루션
인디제이는 음성기반 정신건강 진단 시스템 구축업체인 메가웍스를 위해 AI 텍스트마이닝을 이용한 감정인식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이는 감정 STT(Speech-to-text) 데이터와 공공데이터인 AI Hub의 ‘감성 대화 말뭉치’ 데이터를 학습시켜 AI가 스스로 이용자의 감정을 분류하고 피드백하는 솔루션이다. 또한 사투리를 표준어로 변환하는 학습모델뿐만 아니라 SNS 오픈 데이터를 수집해 감정 분류에 반영하고 휴대전화를 통해 피드백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STT 기능까지 갖추게 된다.
텍스트 다중감정 분류 학습모델이 개발되면 기존에는 음성 데이터만으로 감정을 인식하던 것을 텍스트 데이터도 분석하여 감정인식에 활용함으로써 정확도가 개선되고, 음악 추천 기능 등 콘텐츠를 보강할 수도 있고, 텍스트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제공하는 SNS 정보(해시태그, 작성 글) 등을 분석하여 감정도 피드백 할 수 있다. 특히 인디제이의 주력 서비스는 상황과 감정에 따른 적절한 음악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인데, 이 솔루션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시너지 효과도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비즈, 엑스레이 적정 선량 추천 AI 솔루션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의료 인공지능 원격 판독 서비스를 개발한 인비즈는 의료영상 분야 인공지능 특화 기업이다. 이번 사업에서 인비즈는 의료용 진단 엑스레이(X-ray) 제조와 제어 장비를 판매하는 원솔루션을 위해 ‘전신 영상 기반 체형 측정을 통한 엑스레이 적정 선량 추천 AI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인비즈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내에 구축된 인공지능 실증랩에서 수요기업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이미지 기반 전신 영역 추출 모델 개발 △추출된 영역을 통한 체형 예측 모델 개발 △모델을 통해 예측된 값으로 엑스레이 적정 선량 추천 등 3단계 솔루션을 개발해 제품 적용을 위한 막바지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인비즈는 이 솔루션 개발을 통해 기존에 수동 조작에 의지해야 했던 엑스레이 촬영 조건값 입력을 AI가 자동 추천해 줌으로써 정확도를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대병원과 의료 데이터 접근성 문제 해결
개인정보 없는 데이터만 이용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내에 구축된 인공지능 실증랩에서 매주 수요일 의료헬스케어산업 AI융합지원사업에 참여한 수요-공급 기업들이 모여 전문 의료지식에 대한 해석 및 기술개발회의를 진행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광주 의료헬스케어산업 AI융합지원’ 사업에서는 의료 데이터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남대병원 김주완 교수 연구팀이 참여해 공급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안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김 교수가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로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인공지능(AI) 학습에 사용되는 전남대병원 데이터는 AI 개발 및 연구를 위해 수집한 것인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자의 동의를 얻어 모은 것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비식별화한 다음 공급 기업들이 폐쇄형 공간에서 개인정보가 없는 데이터만을 이용하여 AI 학습을 진행한다.
광주 의료헬스케어산업 AI융합지원 데이터의 구축 목표가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대조군의 데이터도 같은 종류, 같은 방법으로 수집되었다. 1차 연도에 2000명, 2차 연도까지 3000명의 환자와 대조군의 음성,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비롯한 의료 데이터를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직접 비식별화, 정제, 가공 및 진단 레이블링까지 완료한다.
한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구축한 AI 실증랩에서는 광주 의료헬스케어산업 인공지능융합 지원사업에 참여한 수요-공급 기업들이 매주 수요일 기술개발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이 회의를 주도하면서 참여 기업들이 전문 의료지식을 쉽게 해석하여 AI 기술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기업들이 개발한 시제품들을 환자들에게 직접 활용하거나 실증하여 여러 가지 개선점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