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대 동문 모임서 심경 토로 日언론 “3명 낙마, 정권 몰락 많아” 국면 돌파 위해 전면 개각 가능성
21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와세다대의 귀빈맞이용 고택. 와세다대 전·현직 총장, 집권 자민당 동문 의원 등이 모인 만찬에 지난해 10월 집권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총리가 등장했다. 이 대학 법학부 출신인 기시다 총리가 입을 뗐다.
“지금은 조금 고독하고 힘든 때입니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대학 선배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총리는 원래 고독한 자리”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은 장관 3명의 낙마가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진 역사가 적지 않다고 22일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1차 집권기인 2006∼2007년 당시 행정개혁상, 농수산상, 방위상이 정치자금 및 망언 등으로 잇달아 사퇴했다. 이후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하자 아베 전 총리도 물러났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가 집권했던 2008∼2009년에도 국토교통상, 재무상, 총무상이 낙마했다. 이후 자민당은 총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아베 전 총리와 아소 전 총리 시절의 장관 3명 사퇴 및 총리직 낙마는 모두 수개월에 걸쳐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불과 한 달 새 벌어졌다.
일본에서는 2025년까지 대형 선거가 없고 당내 차기 총리 후보 또한 마땅치 않다는 점을 들어 기시다 총리가 당장 퇴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 본인을 둘러싼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정국 향방을 쉽사리 예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최대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총선 당시 선거비용 보고서에 이름, 사용처 등이 적히지 않은 ‘백지 영수증’ 94장(9만5000엔어치)을 첨부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