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92개 지점서 월드컵 중계 유명 지점은 티켓 거의 다 팔려 한밤 경기-안전문제 겹쳐 인기
권순일 씨(40)는 24일 오후 10시 열리는 한국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을 보려고 집 근처 CGV 표를 예매했다. 표는 1인당 2만 원. 아내와 함께 우루과이전은 물론이고 가나전(28일), 포르투갈전(12월 3일)까지 모두 영화관에서 볼 예정이다. 그는 “영화관은 인원이 제한돼 안전하다”며 “사운드가 좋은 데다 화면이 크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응원할 수 있는 등 거리 응원과 TV 시청의 장점을 다 갖춰 영화관을 택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이를 생중계하는 영화관 단체 응원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현재 조별리그 경기를 단독 생중계하는 CGV 지점 중 유명 지점 표는 거의 다 팔린 상태다.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경우 22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예매 가능한 우루과이전 생중계 3개관 755개 좌석(프라이빗 좌석 8개 포함) 중 96%(727석)가 팔렸다. 젊은층이 몰리는 강남구 CGV 강남 역시 2개관 282석 가운데 8석만 남고 다 판매됐다. CGV는 전국 189개 지점 중 92개 지점 278개 상영관(4만7000석)에서 생중계를 진행한다. 21일 기준으로 우루과이전 표 판매량은 8200장을 넘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통상 경기 당일에 표가 절반 넘게 팔리는 걸 고려하면 우루과이전 표 판매량만 2만여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영화관 응원은 과거에도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인기였지만 이번에 더 주목받는 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할 예정이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로 예년만큼 열기가 뜨겁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번 월드컵이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란 점도 실내 단체 응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3차례 경기 모두 기온이 뚝 떨어지는 오후 10시 이후에 열려 실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