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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15字 각오 “준비는 끝났다, 가장 큰 꿈을 좇을 시간”

입력 | 2022-11-23 03:00:00

[WORLD CUP Qatar2022]
얼굴 뼈 골절 수술 빠른 회복세, 머리로 공 받으며 훈련강도 높여
우루과이전 앞두고 전의 불태워… 카타르 국왕도 孫 상태 물어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오른쪽)이 22일 카타르 도하에 있는 훈련캠프인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풀고 있다.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준비는 끝났다. 가장 큰 꿈을 좇을 시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21일 밤늦은 시간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24일 오후 10시)를 3일 앞두고서다. 손흥민은 왼쪽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지 20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아직 완전치는 않다. 하지만 세 번째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결연한 의지를 짧은 열다섯 글자에 눌러 담아 표현한 것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손흥민은 월드컵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어릴 때부터 항상 꿈꿔 온 무대이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무대라고 했다. “세 번째여서 누구보다 간절하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출전할 것이다”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손흥민(오른쪽)과 대표 선수들이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수술 후 손흥민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부상 이틀 뒤인 4일 수술을 받았다.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 16일 당일 바로 팀 훈련에 참여해 전력으로 질주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를 본 대표팀 동료들은 반기면서도 예상 밖의 빠른 회복세에 놀라기도 했다. 21일 훈련 때는 가벼운 헤더를 시도하는 등 수술 후 처음 머리로 공을 다루기도 했다. 그동안엔 수술 부위 통증으로 하지 않던 헤더였다.

손흥민은 그동안에도 부상 이후 빠른 회복을 여러 번 보여줬다. ‘퀵 힐러’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의사들이 예상한 복귀 시점보다 매번 한참 앞서 그라운드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오른팔 골절 부상을 당했을 때 의사는 빨라야 12주 뒤 복귀를 예상했다. 그런데 손흥민은 9주 만에 돌아왔다. 2020년 9월 햄스트링 파열 부상 때는 8일 만에 복귀했다. 의료진은 빨라야 2주 뒤, 길어지면 4주 뒤에나 복귀할 수 있다고 했었다.

카타르에선 대표팀이 움직일 때마다 단연 손흥민이 화제이고, 그중에서도 손흥민의 현재 몸 상태를 궁금해하는 이가 많다. 대표팀이 현지 훈련캠프로 삼은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을 찾은 외국 기자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도 손흥민의 컨디션이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포르투갈 등 취재진도 손흥민의 상태를 가장 궁금해한다. 국내 방송사의 현지 중계 부스를 직접 방문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까지 손흥민이 경기에 출전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물었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53)은 손흥민의 몸 상태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좋다는 말도, 나쁘다는 말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카타르 도착 후 해오던 훈련 뒤 미디어 브리핑도 18일부터는 없앴다. 손흥민은 전술훈련 전에 가볍게 몸을 푸는 시간에도 취재진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서 혼자 움직인다.

손흥민은 출전만으로도 상대에 위협이 되는 ‘월드클래스’ 골게터다. 손흥민이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3경기 연속 골과 함께 한국 선수 역대 최다인 4골을 기록하게 된다. 손흥민은 4년 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 2, 3차전에서 골을 넣었다.





도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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