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일의 기적’이 일어난 2022 카타르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장 취재석에서도 환호가 터져 나왔다.
사우디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했다.
아직 대회 1차전이 다 돌지 않았지만,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으로 꼽힐만한 명승부였다.
경기 전 해외 유명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예외 없이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예상했다.
벳365과 스카이벳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 승리에 23배를 걸었고, 윌리엄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에 무려 29배를 배당했다.
아르헨티나가 경기 초반을 주도하면서 전반 10분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기계 같은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이 번번이 좌절되면서 경기 기류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의 골이 터질 때마다 취재석의 사우디 기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골이 터질 때마다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이내 사우디 서포터스의 반응을 살피며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사우디의 골이 터질 때마다 기뻐 날뛰었다.
사우디에서 월드컵 취재를 위해 카타르에 온 아랍 유명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의 알타미미 파하드 기자는 “솔직히 우리가 메시를 이길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비겨도 다행일 거로 생각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한 감독이 끌고 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래서 사실 조금의 기대를 했지만, 아르헨티나를 이길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파하드 기자는 “16강을 장담할 순 없지만,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사우디가 1994년 미국 대회 이후 28년 만에 토너먼트에 오를 가능성은 커졌다”고 전망했다.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루사일 스타디움엔 수만 명의 사우디 팬들이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그들은 “메시가 어디에 있지? 그를 찾지 못하겠어”라고 외치는 등 상대를 자극하는 응원 구호로 장외전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압도했다.
한편 칼리즈 타임스 등 걸프지역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루사일(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