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밀집 지역에서 지난 한 주에만 시위대 72명이 이란 보안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인권단체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의 시위로 인해 서부 쿠르드족 밀집 지역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7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시위대의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단체(IHR)는 이란 내에서 어린이 51명과 여성 21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416명이 보안군에 의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시위는 이전에 사망한 이들의 장례식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를 통해 마하바드, 자바루드, 피란샤르를 포함한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이란 서부 여러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노르웨이에 있는 쿠르드족 인권단체인 헹가우(Hengaw)는 이란 보안군이 기관총으로 시위대를 직접 쏘고 주택가를 포격했다고 비난했다.
헹가우는 살해된 시위대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위해 수천명이 모였는데, 그 날에만 5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지난 한 주 동안 9개 도시에서 42명의 이란 쿠르드족이 살해됐는데 모두 직접 총격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위가 한창이던 때 또 한 번 정전이 나 인터넷이 끊기기도 했다. 모니터 넷블록스는 이란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개막식에서 국가를 부르기를 거부한 것과 동시에 모바일 인터넷이 ‘3시간 반의 셀률러 데이터 정전’을 거친 뒤 복구됐다고 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센터 CHRI는 쿠르드족 밀집 지역에서의 학살을 막기 위해 국제 사회가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CHRI 하디 가에미는 “이슬람 공화국 당국이 이란에서 진행 중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 결정하지 않는 한, 통제권을 잡기 위해 어린이, 여성, 남성을 계속해서 학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HR이 집계한 수치에 의하면 이란 보안군 탄압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소수 민족이 거주하는 지방에서 사망했다.
수니파 발루치족이 다수 거주하는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서는 126명이 사망했고, 쿠르디스탄에서는 48명, 서 아제르바이잔에서는 45명, 케르만샤에서는 23명이 사망했다.
주로 수니파 쿠르드족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무국적자 중 하나로 여겨지고 이란의 비페르시아계 소수민족 중 하나이며 시리아 뿐 아니라 이라크와 터키에도 상당수 포진해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