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환하게 웃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등장한 딸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2일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19일 노동신문에 김정은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에 나타난 사진이 공개됐다”며 “주민들의 관심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보다 김정은의 딸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딸에 대한 이야기가 화젯거리”라며 “주민들은 김정은이 직접 어린 딸을 데리고 등장한 것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정은이 김일성 모습을 닮은 것처럼 김정은 딸이 자기 아버지를 똑같이 닮은 것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딸과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소식통은 딸과의 동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류에 대해 “자기를 똑 닮은 딸을 고와(이뻐)하지 않는 부모가 없듯이 김정은도 일반 부모처럼 귀여운 딸에게 신형 미사일 발사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좋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반면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부모라면 누구나 어린 자식에게 폭력적이고 비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김정은이 어린 딸에게 보여줄 것이 없어 미사일 발사를 보여주는가 하는 우려스러운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돌연 딸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민생 해결이 아니라 군사력 증강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딸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분노와 반감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딸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러면서 “수령 일가에 대한 내용은 쉽게 알 수도 없고 설사 알아도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비밀에 속한다”며 “이런 관례를 깨고 김정은이 자기 딸을 스스로 공개한 데는 분명히 여러 가지 효과를 노린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8일 김 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ICBM ‘화성-17형’을 발사했다. 발사 현장에는 김 위원장 딸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국가정보원은 당시 김 위원장과 동행한 딸을 둘째 김주애로 판단했다. 김 위원장이 딸을 데리고 나온 의도에 대해선 “미래 세대의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나온 것으로 (국정원은)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