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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인플레에 ‘칠면조 대신 닭’ 고르는 美 시민들

입력 | 2022-11-23 14:31:00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시민들의 상차림마저 바꾸고 있다. 샌드라 화이트는 매년 추수 감사절마다 칠면조를 먹었다. 그러나 올해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프라이드 치킨으로 메뉴를 바꿔야 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몇 달간 일부 상품들의 가격이 완화됐지만, 소비자들은 식료품비를 감당하기 위해 큰 노력을 들이고 있다.

이스트 할렘에 사는 화이트(70)는 칠면조에 대해 “너무 비싸다”라면서 집에 오는 다른 손님들에게 다른 식사들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함께 식료품 쇼핑을 하던 예샤 스완(42)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그는 다행히도 가족 중 한 명이 식탁에 오를 칠면조를 구매했기에 부가적 메뉴에 돈을 더 쓸 수 있었다.

스완은 “이것은 내가 평소 구매하던 것보다 훨씬 적다”며 “햄을 구할 수가 없어서 콜라드 그린 통조림을 대신 구매했는데 확실히 다르다”라고 아쉬워했다.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에도 칠면조 요리를 먹지 못한 것은 인플레이션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에 의하면 칠면조 수급을 악화시키는 건 칠면조 800만 마리를 포함해 5000만 마리 가금류들을 도살하도록 한 조류독감 탓도 크다. 이로 인해 미국의 칠면조 가격은 지난해보다 21% 비싸졌다.

추수감사절 식료품 중에 가격이 오른 건 칠면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칠면조 요리 안에 들어가는 속, 완두콩, 고구마, 크랜베리, 당근, 호박 등의 가격 역시 모두 올랐다.

10인분 평균 식사 가격은 2021년 대비 21% 오른 64.05달러로 책정됐다.

요리사 호세 로드리게스는 “우리는 예전에 파티를 열곤 했지만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그럴 수 없었고 정말 줄여야 했다”면서 이번에는 그의 아내와 두 마리 개랑만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칠면조를 구매한 사람들은 22%나 오른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조류독감 위기를 겪지 않은 뉴욕 버팔로 인근 웬델스 가금농장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위한 칠면조 1100마리가 모두 팔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만회하기 위해 웬델스 농장은 가격을 22%나 올려야 했다고 매니저 카미 웬델은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