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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 2차 파업 돌입…25일까지 진행

입력 | 2022-11-23 14:56:00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노조가 23일 필수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2차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는 25일까지 파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노사간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 측은 간호와 환자 이송·배식 담당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2차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파업에는 조합원 3900여명 중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에서 근무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1100여명이 참여했다.

현재 노조는 ▲간호사 35명 감축안 철회 ▲경비 절감 계획에 따른 인력·복지·기능 축소 금지 ▲경영평가로 임금가이드라인 강제 금지 ▲직무성과급제 도입 철회 ▲감염병 수립 대책 마련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간호보조인력 등 필수 인력 충원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인력 충원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노조 측은 서울대병원 127명, 보라매병원 163명의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의 경우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1차 경고 파업으로 정부와 병원이 공공병원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에 답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교육부와 서울대병원장, 서울시와 보라매병원장은 서로 책임을 방기했다”며 “서울대병원장과 보라매병원장은 즉각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라. 우리는 공공병원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물러서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병원은 위험업무, 야간근무에도 2인 1조 근무를 하지 못하고 직원들이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간호사를 ‘갈아넣었던’ 보라매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간호사 인력을 단 1명도 증원하지 않았고 줄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간호조무사는 1인이 환자 42명을 돌보는 등 인력 부족에 환자안전도 제대로 지켜낼 수 없다”며 “심지어 보라매병원은 1차 파업에 나온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거나 근무지에서 쫓아내는 등 조직적으로 탄압했다”고 호소했다.

참여연대와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는 이날 서울대병원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병원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간호사가 일하다가 쓰러져서 응급실로 직행하는가 하면 정형외과 수술을 받으러 왔던 환자가 낙상해서 뇌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처참한 현실을 보고 있다. 근본 원인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이런 현장을 바꾸고 제대로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 역시 바로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의 역할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이 제대로 된 공공병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병원에 요구하기 위해 오늘 파업에 돌입했다. 시민사회단체 동지들과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오는 25일까지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24일에는 세종시와 서울시청,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등에서 집회를 열고 25일에는 서울대병원에서 다시 한번 집회를 개최한다.

노사 교섭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노조가 추가 파업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측과 실무 교섭은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며 “1차 파업 이후 병원 측이 개선안을 마련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에 대해 아직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파업에는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간호보조인력, 기술직, 환자 이송, 시설관리직, 환자안전직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행정·교육 담당 간호사 등을 진료 현장에 투입하고 환자 배식이나 이송 업무에는 일반직 직원들을 충원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