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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 지원 약속에 섬 지역 여객선 운항 중단 모면

입력 | 2022-11-24 03:00:00

경영개선 대책 없어 악순환 우려




충남 보령시 섬 지역을 운항하는 여객선 운항사가 적자를 이유로 운항을 중지한 가운데 보령시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운항이 가까스로 재개됐다. 그러나 보령시와 해운회사 모두 경영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여서 이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보령시 등에 따르면 대천항을 출발해 호도∼녹도∼외연도 등의 섬을 운항하는 신한해운이 유류비 상승 등 적자를 이유로 폐업신고를 한 뒤 17일 운항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호도 184명, 녹도 221명, 외연도 353명 등 총 758명이 사실상 고립됐다.

이에 충남도와 보령시는 도 항만순찰선(충남 901호)과 시 행정선(충남 503호), 시 어업지도선(충남 201호) 등 3척을 18일 긴급 투입해 60여 명을 수송했다. 하지만 이 행정선 등은 고유 업무가 있어 지속적으로 투입하긴 어려운 상태다. 그러자 보령시는 19일에서야 유류비와 인건비 등 운항 결손을 보조하는 쪽으로 해운사와 협의한 뒤 운항하도록 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이 내년 이 항로를 국가 보조항로로 지정 신청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 보조항로로 지정받기 위해선 ‘해운법’을 비롯한 ‘지방자치법’ 등 관련 규정이 복잡하고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사무와 해양수산부 장관의 검토 등 까다로운 절차가 산재해 있어 지정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보령시, 해운회사 등의 지속 가능한 경영 개선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노선의 경우 2020년 총이용자는 주민과 관광객을 포함해 하루 744명, 지난해에는 423명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접촉 섬 여행객의 전국적인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보령지역 여객선 이용객은 되레 감소한 것. 한 관광 전문가는 “보령지역 여객선의 적자 개선을 위해선 ‘아름답고 먹을 것이 풍부한’ 섬 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보령지역 섬을 방문한다는 것은 대천해수욕장, 인근 해저터널 주변 등과 연계 효과가 있어 충남도와 보령시, 해운회사, 주민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