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4일 새벽에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4일 0시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했다. 김 씨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소란을 일으켜 송구하다. 법률적 판단을 떠나 죄송하다.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기다리던 차량에 올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이어 지난해 구속됐던 ‘대장동 일당’이 모두 석방된 것이다.
김 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 지분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 천화동인 1호의 지분 관계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앞서 석방된 유 전 직무대리나 남 변호사와 달리 차명 지분을 인정할 경우 자신의 몫이 줄어들고, 관련 혐의가 추가될 수 있어 폭로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 “천화동인 1호는 내 것” 진술 유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4일 새벽에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김 씨의 진술에 따라 천화동인 1호 ‘그분’을 둘러싼 수사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김 씨는 천화동인 1호와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이 ‘그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애초에는 “그런 말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가 이후 “사업자 내부 갈등이 번지지 못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공동비용 부담을 놓고 사업자 간 다툼이 벌어지자 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과장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유 전 직무대리 및 남 변호사와 달리 여전히 이 대표 측 지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석방 앞둔 김만배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 안 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4일 새벽에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지만 사흘 먼저 풀려난 남 변호사가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건 아니지 않느냐”며 대장동 사업 주도자로 공개적으로 김 씨를 지목하는 등 대장동 일당 간 책임 공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계속 침묵만 지키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석방된 김 씨를 상대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외에도 2014, 2018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이 대표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