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선생 휘호 대사관저 게시 등 백범 사상-업적 美 사회에 알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오른쪽)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백범상 시상식에서 백범상을 수상한 후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제공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69)가 백범 김구 선생의 사상과 업적을 미국 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로 제1회 백범상을 수상했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와 백범김구기념관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백범상 시상식을 열어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에게 상장과 기장,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2007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수석부차관보 재직 시절 김구 선생에 관해 알게 된 뒤 선생의 삶과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을 미국 사회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김구 선생의 ‘한미친선평등호조(韓美親善平等互助·한국과 미국이 친밀하고 평등하게 지내고 서로 돕자)’ 휘호 사본을 주한 미국대사관저에 영구 게시하기도 했다. 이 휘호는 김구 선생이 1949년 1월 주한 미국대사관 소속이었던 외교관인 그레고리 헨더슨에게 써 준 것이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를 미국인의 시각으로 민주주의 관점에서 높이 평가했고, 임기를 마치고도 공식석상에서 선생의 사상을 널리 알렸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수상 후 선생의 휘호를 한국어와 영어로 연이어 말하며 “그의 비전이 어떻게 달성됐는지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구 선생의 비전이 해외에 더 확산하려면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금을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에 기부할 것이라고도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