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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파업에 일부 수술 연기… 화물연대는 오늘부터 무기한 돌입

입력 | 2022-11-24 03:00:00

[민노총 파업]서울대병원 등 “의료인력 충원을”
초중고교 급식 돌봄 파업예고에 비상
화물연대 “안전운임 개악 중단해야”
정부, 軍차량 등 대체 투입 계획



서울대병원 노조 사흘간 파업 23일 총파업을 선언한 민노총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분회 노조원들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인근에서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소속의 간호사, 간호 보조 인력 등 730여 명은 인력 확충과 노동 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며 25일까지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뉴시스


“임단협 투쟁에서 승리하겠다.”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 광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의료연대본부 산하 서울대병원분회 노조원 730여 명이 모여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보건의료를 시작으로 24일 화물연대, 25일 학교 비정규직, 30일 서울교통공사 등의 파업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시민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 공공부문 파업, 의료부터 시작
연말 민노총 산하 노조의 연쇄 파업 시작은 의료 분야였다.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소속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임상병리사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박경득 파업대책본부장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임금 인상, 직무성과급제 도입 철회도 요구했다.

이날 파업에 의사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병동 관리 인력이 부족해져 백내장 수술 등 비응급 수술이 일부 연기됐다. 채혈실, 영상의학과 검사실에서도 환자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다. 노조원 중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근무 인력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건강보험 콜센터 상담원으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도 이날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민간 위탁기업 소속인 이들은 인원 감축 없이 상담사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공단은 이날 민원 대기시간이 길어질 것을 우려해 콜센터로 온 전화를 공단 본부와 각 지부 사무실로 돌려 처리했다.

25일엔 급식, 돌봄, 환경미화 등을 담당하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총파업이 예고됐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측은 전체 직원 16만9000여 명 중 약 5만 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은 파업 당일 교직원들이 돌봄에 나서도록 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빵 등의 대체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30일엔 서울지하철, 다음 달 2일엔 철도 파업이 예고됐다.
○ 화물연대 파업에 정부 “군 차량 투입”
이번 연쇄 파업의 ‘핵심’은 24일 0시부터 시작되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무제한 총파업이다. 국토교통부 추산 조합원 수가 2만2000명에 이르는 데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화물연대 측은 23일 “정부가 최소한 (안전운임제) 개악 추진을 중단한다는 발표를 해야 파업 철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박연수 정책기획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안전운임제를 위반한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기존 규정을 삭제하는 등 화주만을 위한 개악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와 실무진 협의, 물밑 접촉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는 24일까지는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운송 거부를 강행하면 군, 지자체 등과 협력해 군 차량 등을 대체 투입할 계획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3일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에서 “화물연대의 불법 행위는 일체의 관용 없이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설물 봉쇄, 정상 운송 방해, 비조합원 폭행 등이 벌어지면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부터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피해 동향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멘트와 레미콘업계는 하루 매출 손실이 6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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