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2022]프랑스, 호주에 1골 내주곤 4골 지루, 벤제마 공백 메우고 2골 음바페도 1골 1도움 건재 과시 2연속 우승 위해 산뜻한 첫발
프랑스의 올리비에 지루가 2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1-1이던 전반 32분 역전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알와크라=AP 뉴시스
‘발롱도르(황금공)’ 수상자 등 핵심 선수가 대거 빠졌어도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건재했다.
프랑스는 2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호주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베테랑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가 2골,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4-1 대승을 거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로선 21세기 들어 5번의 월드컵에서 4번이나 디펜딩 챔피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징크스를 다소 털어낸 경기였다. 사실 프랑스는 1998년 자국 월드컵을 우승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악몽을 재연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해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받고 부상으로 탈락한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폴 포그바(29·유벤투스), 응골로 캉테(31·첼시), 크리스토페르 은쿤쿠(25·라이프치히)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지루의 활약이 눈부셨다. 지루는 1-1이던 전반 32분 역전 골을 터뜨린 뒤 3-1이던 후반 26분 쐐기 골까지 잡아냈다. 지루는 호주 경기 포함 A매치(국가대항전) 115경기에서 51골을 기록해 ‘전설’ 티에리 앙리(45)의 프랑스 대표팀 최다 골과 타이를 이뤘다. 1골만 더 넣으면 새 역사를 만들게 된다. 지루는 벤제마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는 평가도 받았다. 2021∼2022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46경기에 출전해 44골을 넣으며 팀의 ‘트레블’(챔피언스리그, 라리가, 컵대회 우승)을 이끈 벤제마의 공백이 프랑스 공격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지만 지루의 활약에 흔들림이 없었다.
지루는 정통 센터포워드로 득점 가능 지역에서 원터치로 이어 나가는 슈팅이 위협적이다.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골이 없었지만 AC밀란에서 지난 시즌 14골, 올 시즌 9골을 넣는 등 꾸준히 활약하고 있어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54)의 부름을 받았다.
음바페는 이날 활약으로 팀 선배 지루를 제치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음바페는 2-1로 앞서던 후반 23분 우스만 뎀벨레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고, 지루의 쐐기 골을 도우며 23세 337일의 나이로 월드컵에서 5골을 넣은 최연소 프랑스 선수가 됐다. 데샹 감독은 “음바페는 이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다. 팀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활약해야 골을 넣는지 아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음바페는 러시아 월드컵 때 4골을 폭발시키며 프랑스의 우승을 주도하고 대회 ‘영플레이어상’까지 거머쥔 스타플레이어로 프랑스 공격 라인의 주축이다.
한편 20세기 들어 프랑스 외에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이탈리아,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스페인,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독일이 디펜딩 챔피언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챔피언 브라질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8강까지 올랐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