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직후 유럽의회 웹사이트가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과 잔학 행위를 비롯해 기타 심각한 인권 침해와 국제 인도법 위반은 테러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해왔다.
미국 의회에서도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과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직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정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현재 미국에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북한·쿠바·이란·시리아 등 4개국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회의 테러지정국 선언을 환영하면서도 “러시아는 모든 수준에서 고립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의회는 정교한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다”며 “친(親)러시아 그룹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적었다.
자우메 두크 유럽의회 대변인도 “의회 웹사이트가 네트워크를 방해하도록 설계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AFP에 전했다.
독일의 녹색당 정치인으로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라스무스 안드레센은 “유럽의회에 대한 공격은 경고사격”이라며 “유럽의 민주적 심장부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