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일본과 독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아사노 다쿠마(일본)에게 어린 시절 축구를 가르친 시미즈 야스히로 씨와 그의 아들 시미즈 유토, 아사노와 어린 시절 같이 축구를 했다는 친구 카즈요시 하기(왼쪽부터). 이날 이들은 아사노의 등번호인 1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가 치러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을 찾았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일본이 독일을 2-1로 꺾은 23일,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앞에서 만난 시미즈 야스히로 씨(54)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18번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18번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뜨린 아사노 다쿠마(28·보훔)의 등번호다. 아사노를 응원하는 일본의 평범한 팬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시미즈 씨와 함께 이곳을 찾은 카즈요시 하기 씨(28)가 “이분은 다쿠마의 축구 선생님이었어요. 저는 다쿠마랑 동갑 친구인데 어릴 때 시미즈 선생님 밑에서 같이 축구를 했어요”라며 웃었다.
18번이 새겨진 아사노 다쿠마의 유니폼에 자신의 이름을 마킹한 시미즈 씨. 자신의 제자인 아사노가 월드컵에서 잘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시미즈 부자에 따르면 아사노는 어릴 때부터 축구신동이었다. 시미즈 씨는 “체구는 작았지만 발이 특히 빠르고 기본기가 좋았다”고 했다. 아들 시미즈 씨도 “3살 어린데도 나보다 실력이 좋았다. 승부욕도 있어 잘될 줄 알았다”고 했다.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아사노 다쿠마. 23일 독일과의 월드컵 데뷔전에서 아사노는 1-1로 맞선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전차군단을 무너뜨렸다. 아사노 다쿠마 인스타그램
2013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에서 프로에 데뷔한 아사노는 2015년 32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으며 J리그 영 플레이어상(신인상)을 받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2016년 아스날(잉글랜드)과의 계약을 통해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시즌부터 보훔에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7경기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시미즈 씨는 “월드컵을 앞두고 아사노가 뭔가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오늘 후반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사노가 해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잘해서 일본의 토너먼트 진출에 기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하=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