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채은성. (한화 제공)
24일 현재까지 FA 시장에 나온 21명 중 9명이 계약을 마친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한화와 두산이다. 한화는 3건, 롯데는 2건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역대급 계약이 쏟아졌던 작년 FA 시장에서 원 소속 선수인 최재훈을 잡은 뒤 철수했던 한화는 올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는 물론, 2020년(0.326), 2021년(0.371)보다도 더 낮은 승률(0.324)로 압도적 꼴찌에 그치자 분위기 쇄신에 나선 모습이다.
같은날 양의지와 함께 최대어로 꼽히던 채은성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6년 총액 90억원으로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A등급인채은성에게 최소 5억6000만원 이상의 보상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한 셈이다.
채은성이 1루수 뿐 아니라 외야수로도 활용이 가능한 중장거리 타자라는 점이 한화에게는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년의 ‘리빌딩’ 기간동안 노시환과 김인환 등의 거포 자원을 발굴해냈는데, 채은성은 이들을 이어줄 ‘4번타자’로 활용되기에 충분한 기량을 갖췄다.
여기에 투수 이태양도 4년 25억원에 영입했다. 오랜 기간 한화에서 뛰다 2020년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 했는데, 3년만에 다시 맞아들이게 됐다. 확실한 에이스는 아니지만, 젊은 국내 투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전천후 투수이기에 한화에선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올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이 3명까지 가능한 가운데, 한화는 추가 영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손혁 한화 단장이 투수코치로 지도했던 한현희, 퓨처스 FA인 외야수 이형종을 영입설 등이 이어지고 있어 한화의 ‘폭풍영입’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유강남. (롯데 제공)
롯데는 트레이드와 자체 육성 등으로 ‘안방마님’을 수혈하려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실패한 카드가 됐고, 강민호의 이적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결국 준수한 포수들이 대거 매물로 나온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또 노진혁을 4년 50억원에 영입하며 포수와 함께 수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격수 자리도 보강했다. 유격수 역시 외국인선수 딕슨 마차도를 기용하는 등 오랫동안 롯데의 약점 중 하나였는데, 장타력을 갖춘 노진혁을 영입하면서 이를 해결했다.
노진혁이 NC에서의 마지막 시즌 유격수 수비에 불안감을 보여 3루수로 출전한 경기도 많았다는 점은 리스크가 될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타격 능력 하나만으로도 롯데로선 만족스러운 계약이다.
롯데는 이와 함께 FA 시장이 열리기 전 국내 에이스 박세웅을 비FA 다년 계약으로 붙잡아두기도 했다. 5년 최대 90억원의 대형계약으로, 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투수를 일찌감치 잔류시키며 안정감을 더했다.
지난 시즌 팀 연봉 1위였던 SSG 랜더스가 ‘와이어 투 와이어’의 압도적 우승을 차지하면서 성적을 내기 위해선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됐다. 오랜 기간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한화와 롯데도 이번 오프시즌에서의 ‘투자’를 ‘성적’이라는 결실로 이끌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