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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우리 주인 열 받았네”…반려견, 냄새로 ‘사람 스트레스’도 식별

입력 | 2022-11-24 10:30:00

10일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공원 모델 조성지에서 연구원이 개와 함께 ‘반려동물 동반 텃밭’을 산책하고 있다. 이 텃밭은 반려동물의 산책과 후각 활동을 돕는 곳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2021.6.10/뉴스1


 개가 사람의 생리적인 상태뿐 아니라 스트레스나 걱정에 휩싸인 것 같은 심리적인 상태도 냄새로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벨패스트의 퀸즈대학 동물심리학자 클라라 윌슨 박사는 최근 개의 후각의 범위를 탐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간 개는 훈련을 통해 인간의 당뇨, 암, 결핵 등 신체적인 병은 냄새만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 개들은 스트레스 유발 상황 전후 각각 채취한 인간의 땀과 호흡 샘플에서 스트레스의 냄새를 구별해냈다. 모든 테스트에서 각각의 개들은 4분 간격으로 한 사람의 편안한 상태의 샘플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의 샘플을 받았는데 모든 개가 스트레스가 높았던 샘플을 찾아낼 수 있었다.

윌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른 냄새가 나는 땀과 호흡을 만들어내고, 개들은 이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개들은 구별에 시각적 또는 음성적 신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개에게는 인간의 500만~600만 개에 비해 50배인 약 3억 개의 후각수용체가 있다. 후각과 관련된 개의 뇌 영역도 인간보다 약 40배 더 커서 정밀하고 다양하게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윌슨의 연구 결과를 통해 불안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감지하는 데 개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훈련받은 개들은 PTSD 환자의 불안 상태를 우는 소리나 자해하는 행동으로 감지하고, 앞발로 환자의 자해를 저지하도록 훈련받는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냄새로 맡게 되면 스트레스가 외부 징후로 나타나기 전에 사람에게 다가가 폭 안기거나 사람에게 약을 가져다주는 식으로 대응하도록 개를 가르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들이 무리 생활을 했기에 무리 전체의 안위를 중시하는 속성이 남아있어 환자를 보호하는데 두려움없이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의 이같은 보호적인 행동은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두려워하는 불안증 환자나 PTSD 환자에게 안도감과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개는 야간의 이상 징후에 주의하도록 훈련될 수 있기에 개를 믿고 많은 PTSD환자들이 악몽 증세나 불면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