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에 출격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2회 우승,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의 남미 강호다.
중심에 검은 마스크를 쓴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를 앞둔 지난 2일 마르세유(프랑스)와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상대 선수와 강하게 충돌해 눈 주위 뼈 네 군대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 출전을 위한 강한 의지로 일정을 앞당겨 4일 수술대에 올랐고, 특수 제작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에 임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2년여의 시간동안 여러분들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내일 출전이 가능하다”며 “(마스크가) 그리 불편하진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이곳에 오고 계획한 대로 할 것이다. 손흥민이 최대한 편안하길 바란다. 최고의 전략을 구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그의 출격은 팀 전체에 엄청난 힘을 불어넣는다.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매 대회에서 골을 터뜨렸지만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은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에만 내리 3골을 실점하며 2-4로 완패했다.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멕시코와 2차전에서 골을 기록했지만 1-2로 져 2패째를 당하자 눈물을 글썽였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이후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승부욕이 매우 강해 경기 집중력이 높다. 경기가 종료된 뒤, 긴장이 풀리면서 가슴에 품었던 걸 단숨에 쏟아내는 성향이다. 월드컵에선 매번 아쉬움이었다.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한다.
역대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으로 골맛을 본 한국 선수는 손흥민과 고 유상철 뿐이다. 유상철은 1998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골을 넣었고, 폴란드와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쐐기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4년 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과 3차전에서 각각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또 손흥민은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골 기록에 도전한다. 손흥민을 비롯해 안정환, 박지성이 월드컵에서 통산 3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4호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쓸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 도전도 눈길을 끈다. 우루과이전은 남미 국가 상대 첫 승 도전이다.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에서 34경기를 치러 6승을 기록했다. 유럽 국가를 상대로 5승,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1승을 올렸다. 남미 국가를 상대로 이긴 적이 없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안와골절이라는 부상과 수술 등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면 손흥민이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손흥민은 지난 16일 카타르 도하에 도착하며 “이제 왔으니까 몸 잘 만들어서 선수들과 잊지 못할 월드컵을 만들고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세 번째 월드컵, 이제 시작이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