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역대급 ‘포수 대전’이 펼쳐졌다. FA로 풀린 주전급 포수 4명이 모두 팀을 옮겼고, 343억원이 쏟아졌다.
이번 FA 시장에는 귀하다는 포수 자원이 대거 풀렸다. 주전급 포수인 양의지(35), 유강남(30), 박동원(32), 박세혁(32)이 모두 시장에 나왔다.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기 전부터 포수 4총사 때문에 FA 시장은 잔뜩 예열된 상태였다. 치열한 영입전 속에 이들 넷의 연쇄 이동이 이뤄졌다.
NC 다이노스는 양의지가 두산 복귀를 결심한 뒤 박세혁과 접촉해 계약을 마무리했다.
F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공수 겸장’으로, 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였다.
2018시즌을 마친 뒤 FA가 돼 NC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했던 양의지는 이번 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양의지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던 NC는 양의지 잔류를 이번 스토브리그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여기에 전 소속팀 두산과 올 겨울 전력 보강을 천명한 한화 이글스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앞서 유강남이 롯데와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34억원·옵션 6억원)에 롯데와 계약을 맺었다. LG는 계약기간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20억원·연봉 45억원)을 투자해 박동원을 붙잡았다.
양의지를 놓친 NC가 24일 박세혁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6억원(계약금 18억원·연봉 24억원·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을 마치면서 ‘포수 대이동’이 막을 내렸다.
지난 4년 동안 양의지의 빈 자리를 크게 느꼈던 두산은 2022시즌 9위에 머문 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역대 KBO리그 단일 장기계약 최고액인 152억원을 써 양의지에게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혔다.
두산이 외부 FA를 영입한 것은 2014시즌 11월 장원준 이후 8년 만이다.
NC도 양의지에게 거액을 제시했으나 두산에 밀렸다. 군 복무를 마친 포수 유망주 김형준이 지난 8월말 오른쪽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NC는 양의지까지 떠나보내면서 주전 포수감이 사라졌고, 시장에 남아있던 유일한 포수 FA인 박세혁에게 눈을 돌렸다.
양의지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지만, ‘우승 포수’ 박세혁도 주전감으로는 손색이 없다.
양의지가 떠난 2019년 두산의 주전 포수로 자리잡은 박세혁은 137경기에서 타율 0.279 4홈런 63타점 8도루 58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그해 두산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혁은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다.
2017시즌 뒤 주전 포수이던 강민호를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낸 롯데는 그간 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드디어 지갑을 열었다.
FA 시장이 개막할 때부터 포수 FA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유강남에게 적극적으로 접촉해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냈다.
우승에 목 마른 LG는 유강남이 떠날 채비를 하자 KIA 타이거즈와 잔류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은 박동원과 접촉해 빈 자리를 메웠다.
포수 FA의 연쇄 이동으로 내년 시즌 볼거리가 추가됐다. 특히 양의지와 박세혁이 유니폼을 바꿔입으면서 내년 시즌 둘이 안방에서 펼칠 ‘지략 대결’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박동원을 떠내보낸 뒤 주전 포수 자리를 채우지 못한 KIA는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하는 처지다. 포수 자원이 풍부한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도 시도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