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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또 말폭탄… ‘中 방관’ 속 추가 도발 임박했나

입력 | 2022-11-24 14:38:00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데다 서울을 ‘과녁’에 비유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미 등의 독자 대북제재 논의가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제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앞둔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북한의 뒷배’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의 도발 위협 등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 부부장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제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시 대응수단으로서 미국 등과 함께 독자 대북제재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데 대해 “역겨운 추태”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 담화에서 윤 대통령을 ‘바보천치’에, 그리고 서울을 ‘과녁’에 비유하며 거듭 ‘말폭탄’을 쏟아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지휘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이 남한을 향해 ‘막말’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게 처음은 아니다”면서도 “그가 실질적으로 대남정책을 관장하고 있고 군부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서도 “북한이 ICBM 추가 시험발사,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엔 김 부부장 명의 대남 비난 담화 발표 뒤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이 되는 오는 29일 전후로 중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사실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중국과의 정상회담 등 외교적 소통과정에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다.

특히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3일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열린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한미동맹의 군사연습과 미국의 위협에 따른 대응이란 주장은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웨이 부장은 이 장관과의 회담에서 “당사국들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 같은 웨이 부장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북) ‘담대한 구상’을 밝히면서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북한은 이미 우리 측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고 한미 등의 거듭된 대화 제의엔 ‘대북 적대정책과 2중 기준 철회’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하며 불응해왔다.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 적대정책과 2중 기준 철회’란 곧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대북제재 해제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정당한 우려’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며 사실상 북한의 요구에 동조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당국자들이 이처럼 대놓고 북한 편을 드는 상황이 반복되자 일각에선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자제할 수 있는 통제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뒤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언하기 어렵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 내 동향에 대한 질문에 “한미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에 대해서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없고,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