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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액체류·노트북 꺼내기’ 점차 사라질 듯…英 “불필요”

입력 | 2022-11-24 15:04:00

(gettyimagesbank)


공항 출국장에서 보안 검색을 지연시키는 주 원인으로 꼽히던 100mL 초과 액체 반입 제한, 가방에서 노트북 꺼내 놓기 규정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규정은 기내 폭발물 반입을 막기 위해 전세계 대부분 공항에서 지금까지 시행해 왔는데, 첨단 장비 도입에 따라 영국 공항이 가장 먼저 이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기내 수하물 검색에서 노트북을 꺼내야 하고 100ml 미만의 액체만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규정이 2년 안에 없어진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교통부는 2024년 중반까지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비슷한 고정밀 컴퓨터단층촬영(CT) 보안 스캐너를 비치하라는 지침을 주요 공항에 전달했다.

이미 런던 히스로공항과 개트윅, 버밍엄 공항 등에서 새로운 3D수하물 검사 장비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 공항에서는 용량 100mL가 넘는 화장품이나 음료수 등 액체류는 기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100mL 이하의 액체류는 투명한 비닐백에 넣도록 하고,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카메라 등 배터리가 장착된 기기는 가방에서 꺼내 검색대에 노출시키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06년 히스로공항에서 출발한 항공기 7대에 탄산음료로 위장한 액체 폭발물을 사용해 추락시키려는 테러 음모가 적발된 뒤 도입됐다.

영국 관계 부처는 이 규정 변경에 관한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공식적인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이미 2019년 이 계획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승객이 급감해 서두를 필요가 없어지면서 실행이 지연됐다.

지금까지 공항에서 쓰던 스캐너로는 승객 수화물을 2D 이미지로만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 도입할 3D스캐너로는 짐을 모든 각도에서 정밀하게 검색할 수 있어 액체류나 노트북을 가방에서 꺼내 놓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공항 관계자는 승객들이 더 이상 비닐봉지에 액체를 넣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보안을 위한 대기 시간이 대폭 줄고 공항에서 비닐 사용도 크게 줄어드는 변화가 올 것이라며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올들어 신기술을 도입한 아일랜드 섀넌 공항은 승객들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